[ICYMI] 슈퍼파워 미국도 빚 때문에 저물까…역사학자 퍼거슨의 경고

2025.02.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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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YMI] 슈퍼파워 미국도 빚 때문에 저물까…역사학자 퍼거슨의 경고

이자지출이 국방비 넘어서면 쇠락한다…'퍼거슨의 법칙' 제시

"美, 이미 티핑포인트 지났다…생산성 기적 없다면 역사 되풀이"



니얼 퍼거슨 후버연구소 선임 연구원.

사진 출처: 후버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도 역사 속의 제국들처럼 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인해 초강대국 지위를 내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자지출이 국방비를 넘어서는 '티핑포인트'를 이미 지남으로써 미국도 과거 초강대국의 전철을 답습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세계적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후버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한 '퍼거슨의 법칙: 부채 상환, 국방 지출, 그리고 강대국의 재정적 한계' 제목의 조사 보고서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18세기 스코틀랜드의 역사학자 애덤 퍼거슨의 이름에서 따온 '퍼거슨의 법칙'(Ferguson's Law)이다. 이 법칙은 이자 지출이 국방비보다 많아지는 지점, 곧 '퍼거슨 한계'(Ferguson limit)를 넘어서게 되면 부채 부담으로 인해 강대국의 지정학적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이미 결정적 지점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퍼거슨 연구원은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국가부채에 대한 순이자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3.1%로, 거의 1세기 만에 처음으로 국방비(3.0%)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지난 1월 17일 송고된 '[트럼프 2.0] 급증하는 이자부담…어른거리는 '연준 YCC'' 기사 참고)

미국의 GDP 대비 국방비(청녹색), 순이자비용(주황색) 비율 추이.

출처: 퍼거슨 연구원 보고서.





그는 강대국이 국방비보다 이자 상환에 더 많은 지출을 하는 기간이 지속되면 "전략적 경쟁국이 그 지위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내에서는 정치적 안정이 허물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총과 쿠폰(이표채에 지급되는 이자를 지칭)' 사이의 긴장"이라고 표현했다.

퍼거슨 연구원에 따르면 ▲17세기 스페인의 압스부르고 왕조, ▲18세기 프랑스의 부르봉 왕조, ▲19세기 오스만제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20세기 영국 등은 모두 퍼거슨 한계를 넘어선 뒤 지배력을 잃게 됐다.

이 가운데 영국은 1차 세계대전을 겪고 나서 국방비를 이자보다 계속 많이 지출하면서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한 경우다. 하지만 영국도 미국에 초강대국 지위를 내주는 일은 피할 수 없었다.

영국의 '국방비 vs 순이자비용' 추이.

출처: 퍼거슨 연구원 보고서.





퍼거슨 연구원은 1세기 전 영국과 현재의 미국을 비교하면 미국의 상황이 더 비관적이라고 봤다.

▲미국은 부채의 평균만기가 더 짧은 편이어서 이자율의 변동에 민감하고, ▲1930년대 영국의 실질금리는 대체로 하락했지만 미국은 실질금리가 2015~2025년의 평균치(0.3%)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고령화에 직면한 현재의 미국은 사회보장 지출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 등에서다.

퍼거슨 연구원은 복지 프로그램의 급진적 개혁이 없다면 "미국이 퍼거슨 한계 안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 있는 방법은 생산성 기적뿐"이라면서 "21세기에서 두 번째로 맞는 25년의 진정한 대결은 인공지능(AI)과 역사 사이에서 벌어질 수도 있다"는 말로 보고서를 끝맺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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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김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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