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국 관세·주요국 보복 반복될경우 올해 성장 0.1%P 추가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은행이 미국의 관세와 주요국의 보복 조치가 반복될 경우 세계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1%P(포인트), 0.4%P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2월 경제전망에서 '핵심이슈:美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우리 경제 영향' 분석을 통해 미국 신정부의 관세 조치를 시나리오별로 분석했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신정부의 관세 정책이 올해 성장을 0.1%P 낮출 것으로 전망됐으나 상호 보복 조치(팃포탯)가 반복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성장이 0.1%P 추가 하락할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
한은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는 현 수준의 관세를 2026년까지 유지하고, 여타 주요 무역적자국에는 더 낮은 수준의 관세를 올해 중 부과한 뒤 내년에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했다. 이 경우 주요국(EU, 중국, 캐나다, 멕시코)이 미국에 대해 저강도 보복관세로 대응하고 미국은 추가 보복하지 않을 것으로 가정했다.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협상을 통해 평균관세율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무역마찰이 저강도로 나타나는 경우를 상정했다. 이때는 글로벌 교역 둔화 폭이 제한적이고 무역정책 불확실성도 빠르게 해소되면서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 대비 올해 0.1%P, 내년 0.3%P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적자국에 관세를 점차 높여 부과한 후 내년에도 이를 유지하고 주요국이 고강도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 경우 세계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국내 수출과 투자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금까지 발표된 미국 신정부 관세조치를 보면 실행 속도가 빠른 데다 관세 수준도 높아 전반적인 정책 강도가 트럼프 취임 이전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는 불법 이민, 마약 유입 등 국가비상사태를 명분으로 높은 수준의 관세(25%)를 이른 시기에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은은 "향후 미국 관세정책의 전개 양상이 불확실한 만큼 우리나라도 주도적이면서도 유연한 전략으로 통상 압박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세 가지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한국의 대미(對美) 흑자 상당 부분이 자본재 수출로 인해 발생하는데 이는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커진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의 무역흑자국 8위로, 최근 미국 주요 인사들이 관세인상 필요성 사례로 한국을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조선, 원자력, AI 등 산업에서 한·미 간 기술협력을 강화하여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함으로써 상호 이익을 증진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제시하는 적극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수입처를 전환하는 등 미국에서 대체 수입하는 품목을 늘려가는 동시에 중기적으로는 과일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세계경제 성장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직접적으로는 세계교역 위축을 통해 주요국의 수출과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를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무역갈등 심화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위험회피심리가 확산될 경우 세계경제가 긴축적 금융여건에 노출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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