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적 인하 어려웠다…환율 걱정 줄어" 외환시장 금통위 관전평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노요빈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이었다고 25일 평가했다.
국내 성장률 둔화로 추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한 현실을 재확인해 원화 가치에 부담을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전반적인 외환당국의 환율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은 완화한 것으로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25bp 인하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1.9%)에서 1.5%로 0.4%P(포인트) 낮추었다. 성장률 전망치를 0.4%P 이상 조정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 당시 이듬해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P 낮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경기 하방 위험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국내 성장률 하방 위험을 고려할 때 매파적인 기조를 보이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통위 결과는 시장 예상을 빗나갔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하 자체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으나, 한은 총재에게 기대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은행의 한 딜러는 "이창용 총재의 환율 걱정은 좀 줄어든 것 같다"며 "1,450원 위에서는 당국도 레벨을 신경 쓰는 모습이었는데 생각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미 금리 차는 계속 염두에 두는 게 확실히 보였다"며 "금리 차가 중장기적 시계로 환율 영향이 크다는 의미로 조금은 더 미국의 통화정책에 신경을 쓰는 과정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박종훈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 결과는 생각보다 환율에 대해 비둘기파적인 것 같았다"며 "올해 성장률을 1.5%로 떨어뜨린 상황에 매파적이긴 어렵고, 그런 의미에서 환율 때문에 금리 인하를 못 할 환경은 아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확실히 총재 회견은 비둘기파적이나, 환율은 거의 반응을 안 했다"며 "금리 인하에도 3원가량 빠졌다가 되돌아온 정도"라고 말했다.
오전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430원 안팎을 횡보했다. 다만 달러 인덱스 향방과 중국 증시 부진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금통위가 금리를 인하했지만 달러-원 환율은 일관된 반응을 보이지 않고 들쭉날쭉하다"며 "오전 중 글로벌 달러의 상승세에 잠시 거리를 둔 달러-원은 오후에 뒤늦게 상승세에 동참하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딜러는 "시장은 총재가 금리를 인하하고 약간 매파적일 수 있단 생각을 했지만, 전혀 매파적인 부분은 없었다"며 "사실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달러-원 시장은 조용하다"면서도 "최근 중국 등 위험자산이 조정을 받는 분위기라서 다시 1,430원대로 반등하는 흐름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25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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