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극의 파인앤썰] 금융당국의 금리 때리기

2025.02.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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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극의 파인앤썰] 금융당국의 금리 때리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시중은행 대출금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과 맞물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직간접적으로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여의찮은 데다 탄핵정국 등으로 한국 경제를 둘러싼 먹구름까지 짙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기업과 가계들의 고금리 부담이라도 덜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처지는 십분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동안 시장금리를 둘러싼 당국의 간섭이 관치금융 논란은 물론 가계대출 급증, 일관성 없는 조치에 따른 금융정책 혼선 등 적지 않는 문제를 초래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도 결국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금리 산정과정에도 시장원리는 작동해야 한다. 이제는 인하된 기준금리가 시장에 반영될 때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25일 "그간의 금리인하 효과가 우리 경제 곳곳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파급된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에 미치는 효과의 합리성을 점검한다는 이유로, 은행권에 차주별·상품별로 준거·가산금리 변동 내역과 근거,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가 인하한 마당에 은행도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은 이유를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사실상 은행권에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한 셈이다.

정치권의 금리인하 주문에 이어 금융당국 수장들의 발언까지 나온 만큼 은행권의 눈치 보기식 대출금리 인하 릴레이는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는 당국의 개입이 빚을 더 내라는 잘못된 시그널로 해석되며 또 다른 쏠림현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숨통을 옥죄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그나마 잠잠했던 집값 상승을 자극하고 강남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에서도 대통령과 금융당국 수장들의 금리인하 발언이 대출금리 인하와 맞물려 주택가격 폭등과 가계대출 급증의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각종 정책 논란으로 확산되면서 정작 대출이 필요한 금융소비자가 제대로 대출받지 못하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금융당국의 지적처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은행 대출금리도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기준금리 변경과 같은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워낙 복잡다단한 데다 경제·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파급효과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에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지난해 9월부터 3차례에 걸쳐 총 1.00%포인트나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모기지은행협의회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연 6%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금융당국도 조바심을 내며 시장금리에 섣불리 개입하기보다는 은행권의 금리산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은행권의 수익구조와 가계부채 관리와 같은 정책기능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또 차주별 신용평점이나 대출용도, 대출금리 방식(고정/변동/혼합금리)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대출금리가 차등 적용되는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대출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나아가 시중자금이 투기적인 수요가 아니라 생산적인 수요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편집국장)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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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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