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가계대출 최대 9%까지 늘린다…당국 목표치 2배 이상
당국, 신생 은행의 자산성장 필요성 고려
인터넷은행, "시중은행 대비 절대 규모 턱없이 작아" 불만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윤슬기 기자 = 금융당국이 올해 업권별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설정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최고 9%대 증가율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3.8%)와 신생 은행으로서의 자산 성장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 수준을 부여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절대적 수치가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미미한 수준이라며 가계대출 증가율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 7~9%까지 인정…시중은행 4배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업권별로 제출받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확정하면서 인터넷은행 3사에 대해 7~9% 수준까지 인정해주기로 했다.
대출잔액이 가장 큰 카카오뱅크, 후발 주자인 토스뱅크 등 금융회사별로도 증가율에 차등을 뒀다.
올해 인터넷은행에 설정된 가계대출 증가율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의 두 배가 넘는다.
금융당국은 전일 '2025년 가계부채 관리 세부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증가 범위인 3.8% 내로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업권별 특성을 고려해 목표치를 차등 적용하면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1~2% 수준으로 제한하되 경기침체가 심각한 지방은행은 5~6% 수준까지 여유를 줬다.
지방 밀착형 금융을 담당하는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은 각각 2%대 후반, 4% 수준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신설 은행이기 때문에 자산 성장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감안해 여유를 좀 더 줬다"면서 "가계대출 관리가 타이트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가계부채 관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점 등이 고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감소한 금융권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잡힐 듯하던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금융회사들이 제출한 가계대출 목표치를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대 수치 비교 안돼…늘려도 부족하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들은 10%에 가까운 증가율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규제로 총대출 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환경에서 자산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생 은행을 더 배려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존 5대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깨는 메기 역할 등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를 고려해서라도 가계대출을 더 늘리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대출 규모의 절대값 자체가 비교할 수 없다"며 "목표치를 더 많이 부여했다고 하더라도 후발주자 입장에선 성장의 폭이 제한적이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은행이 발간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총자산은 116조 8천억원으로, 시중은행의 5.3%, 지방은행의 61.4% 수준에 불과했다.
인터넷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규제에 막혀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데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다 인터넷은행은 전체 신용대출 잔액 가운데 약 30%가량의 비율을 중저신용자 대출에 할당해야 한다.
중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나면 연체율이 상승하고 부실등급 채권이 늘어나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낮아진다. 고신용자 대출을 더 늘리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인터넷은행은 가계대출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는 게 절실하다.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도 "중저신용대출만 할 경우 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되므로 상대적으로 연체율을 방어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전월세 대출을 늘리는 게 절실하다"라면서 "현재의 가계대출 규제 하에선 이런 전략을 추진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설립 취지에 맞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다수 선보였던 만큼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서라도 자산 성장 가능성을 좀 더 열어줘야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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