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앞두고…내부 전산시스템 준비하는 해외IB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국내 증시의 공매도 전면 재개를 한 달 앞두고 해외 투자은행(IB)들이 국내 사정에 맞춘 공매도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대차거래 시스템 전산화가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의 성공적 정착에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외국계 IB들도 자체 전산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양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범아시아 증권대차협의회(PASLA) 2025'가 지난 26~27일 이틀간 마카오에서 열렸다.
이곳에 참여한 외국계 IB와 국내 프라임브로커, 운용역 등에게 뜨거운 주제 중 하나는 한국의 공매도 전면 재개였다.
PASLA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IB가 한국 시장 재진입을 위해 전산 시스템을 깔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한국 시장에서 거래할 거면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라는 기조가 커서 현재 대부분 테스트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 정부가 NSDS 도입 후 무차입 공매도 적발에는 강한 페널티를 언급했기 때문에 해외 IB의 회사 내부 승인이 빡빡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공매도 비즈니스에 대해 내부 법무팀 등이 '한국이 이야기한 대로 전산을 갖췄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셈이다.
한국 금융당국은 NSDS 도입과 함께 다음 달 31일 공매도를 종목 제한 없이 전면 재개한다.
당국은 개별 종목의 변동성 확대를 줄이기 위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 기준을 한두달가량 낮추기로 했다.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다음 거래일에 공매도가 불가하게 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이후 2021년 5월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포함된 350여개 종목에만 공매도를 허용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NSDS를 통해 기존 무차입 공매도 유형의 99%를 적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NSDS 자체만으로는 완벽한 무차입 공매도 차단이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외국인의 공매도는 대부분 장외시장에서 전화, 이메일 등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어 NSDS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주식 대여·차입 거래의 전산화가 필요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잔고 관리 시스템이 있었지만, 외국계 IB의 무차입 공매도 실수가 나왔다"며 "잔고 관리시스템을 잘 갖추고 NSDS에 보고하는 게 추가 됐는데, 원천 차단을 위해서는 수기가 아닌 대차거래 전산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IB들도 회사 단위가 아닌 독립 거래 단위나 전략마다 공매도 등록번호 받게 된다. NSDS는 공매도 등록번호를 발급받은 투자자의 모든 주문을 등록번호별로 집계해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탐지한다.
이렇게 공매도 주문 단위마다의 등록번호를 발급받는 조치는 전 세계에서 국내가 유일하다. 우리나라만을 위한 전산 시스템 도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 시장이 활발해지며 수익을 낼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점에 관련 조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일례로 공매도 주문을 넣는 외국계 IB는 부서가 30곳 있으면 30개의 등록번호를 받으면서 모든 개별 매매 잔액이 계산돼야 한다. 이를 관리하는 관련 내부 시스템을 함께 테스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금감원장이 말한 적발 가능한 99%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1%의 무차입 공매도는 무엇일까.
NSDS와 연결되는 자체 대차거래 전산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거나, 공매도 잔고 0.01% 또는 10억원 이하 주체는 무차입공매도를 할 수 있다. 또 NSDS의 잔액 변동 내용 집계(T+2) 전에 무차입공매도 주식을 상환하거나, 등록번호를 받지 않는 방식 등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음을 먹고 불법 공매도를 하는 것은 막기 어렵다"라면서도 "대부분의 외국계 IB가 전산시스템을 도입하려 하고 있어 국내의 타이트한 무차입 공매도 기준이 잘 지켜질 것"이라고 했다.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sm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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