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부진하다. 소매 판매 지표가 안 좋게 나왔다. 다음 주에 나올 2월 고용 지표가 부진하면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부각되며 다시 달러가 약세로 돌 수 있으리라 본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부상하면 달러-원이 레벨을 확 낮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큰 흐름에서 본다면 해외증권 투자는 지속되겠으나 해외 직접투자 수요는 둔화하고 있는 점도 환율을 아래로 보는 배경이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는 시점이 점차 다가오면서 달러-원이 상방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다.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는 과정에서는 금융시장이 점차 적응하면서 달러-원이 하향 안정될 수 있겠지만, 한 번의 출렁임은 있을 수 있다. 크게 본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있지만,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다. 종전 기대감도 부상하고 있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되면서 하향 안정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
3월에도 원화가 제한적이나마 강세로 나타낼 수 있다고 본다. 일본도 금리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고 대통령의 탄핵 선고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도 종식될 수 있다. 달러 강세 흐름이 오더라도 달러-원이 이달처럼 1,470원까지 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베이스 시나리오다. 다만 하단에서 대기하는 결제 수요는 있어 보인다. 1,300원대까지 기다리기보다는 1,430원이면 결제수요가 저렴하다고 인식하는 듯하다.
달러-원 고점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트럼프 당선 이후 관세 불확실성과 연준 금리 인하 지연에도 불구하고, 미 장기금리 하락 및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관세가 결국 미국 경제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에 미국 경기 모멘텀이 약화하고 있으며, 반면 유럽 및 일본 등 비미국 주요 국가의 경기 모멘텀은 회복세를 보여 그간의 미국 예외주의는 약화하는 흐름이다. 또한 러-우 종전 기대감, 중국 양회에서의 경기부양책, 일본 엔화의 강세 등도 글로벌 달러 약세 전망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다만 부진한 국내 경기 및 수출 둔화 우려, 한미 금리차 확대 등이 환율 하방을 제약하는 요소이며, 3월 중 예상되는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는 핵심 변수이다. 3월 달러-원 환율은 국내 경기 및 금리차 감안 시 하락 폭이 크지 않을 수 있으나, 글로벌 약달러 흐름에 동조해 하방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에 우호적 이벤트 발생 시, 일시적으로 1,400원 하회도 가능할 전망이다.
통상 압력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라서 3월 달러-원 환율은 대폭적인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 환율의 상방 변동성은 안정된 것처럼 보임. 다만 3월에는 탄핵 및 야당 인사와 관련한 주요 재판 일정이 있어 정치 리스크가 큰 시점이고 한국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보다 나아간 점도 환율 하방을 일부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임. 그 반대 요소로서 환율 하방 압력으로는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점도 있음. 미국의 소비, 제조업, 심리 지표 등이 2월 들어 빠르게 하강 중. 대통령 취임 후 허니문 기간이 끝나가는 환경을 고려하면 트럼프 노믹스에 대한 심리가 악화하는 시기에 달러 약세 압력이 나타날 수 있음. 결과적으로 환율 하방 시나리오가 우세한 가운데 재료에 따라 높은 변동성이 예상됨.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시장은 어느 정도 면역이 생긴 모습이다. 베센트 재무장관의 경우, 관세에는 온건하지만, 장기금리 상승을 더욱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1월 FOMC에서의 QT중단 논의 및 장기국채 발행에 신중한 스탠스가 확인된 이후 미국채 금리와 연동된 강달러 흐름도 주춤하다.
경기를 보면, 미국의 Citi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가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소매판매를 비롯한 지표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가팔랐던 미국 예외주의 기대가 되돌려질 경우 달러도 하락할 개연성이 크다. 한국은 2월 금리인하가 단행됐으나 시장에 이미 선반영된 바 있고, 원화와의 상관계수로 봐도 금리 차의 설명력은 높지 않다. 오히려 국내 경상수급 회복 및 주춤한 내국인 해외투자를 고려할 때 달러/위안화와 연동된 원화의 강보합을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