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순자산 1조달러] 외면받는 국내 시장은 '그늘'

2025.02.2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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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순자산 1조달러] 외면받는 국내 시장은 '그늘'



(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지난해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으나, 외국인 증권투자 잔액의 감소폭도 역대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바라보는 국내 주식 및 채권 투자 유인이 다소 퇴색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말 대외금융부채는 1조3천958억달러로 전년말 대비 1천257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외국인 증권투자가 큰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외국인 증권투자는 지분증권을 중심으로 전년말 대비 1천180억달러 줄었다. 이같은 감소폭은 역대 3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증권 투자의 경우 원화가치 약세 및 국내 주가 하락 등 비거래 요인의 영향을 받아 1천143억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중 코스피 지수는 9.6% 하락하면서 2,400선을 하회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는 8만원에 육박했다가 연말에 5만원 초반까지 하락하는 등 30% 넘게 급락했다.

달러-원 환율의 경우 지난해 연초 1,289.4원에서 연말 1,470원으로, 원화 가치가 12.3% 급락했다.

박성곤 한국은행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외국인 증권 투자의 특성상 저점 매수 및 고점 매도하는 차익 거래 요인에 따라 상당히 움직이는 측면이 있다"며 "돌고 도는 상황일 수 있어서 부정적으로 해석할 부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분증권 이외의 부채성증권도 외국인의 채권 투자자금도 순유입됐으나, 원화 약세로 인해 달러환산액이 감소하며 37억달러가량 줄었다.

이처럼 부채 격인 외국인 투자가 줄어든 영향도 작용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초로 1조달러를 돌파하게 된 셈이다.





이같은 외국인의 증권투자 잔액 감소가 단기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올해 11월에 우리나라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있는 점도 국내 자산의 투자 매력을 높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WGBI는 편입됐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도 조만간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있다"며 "그렇다면 외국인들의 국내 증권투자도 완만하게 증가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현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다만 국내 증시 부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외국인이 증권 투자를 장기적으로 늘릴 유인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인이 빠져나가게 만드는 증시 부진의 원인은 우리나라 산업 자체가 경쟁력을 잃고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신산업 육성을 계속해나가지 않으면 성장 동력이 더욱 떨어지게 되고, 외국인이 투자할 매력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 철폐, 모험자본 육성, 인재 양성 등 세 박자가 딱 맞아떨어져야 증시 부진에서 차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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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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