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 환율 1,000원 눈앞…엔화 강세 어디까지

2025.03.0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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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원 환율 1,000원 눈앞…엔화 강세 어디까지

日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감·투기세력 매수 사상 최대

"BOJ 금리인상 효과 과대평가…추가 상승 제한적"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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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일본 엔화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엔-원 환율이 1,000원(100엔당)에 근접하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엔-원 환율은 장중 981원까지 오르며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초 935원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5%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2023년 이후 엔-원 차트 추이

연합인포맥스





엔-원 환율은 지난해 상반기 850원대까지 추락했으나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엔-원 환율 급등은 일본은행(BOJ)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감에서 비롯됐다. BOJ는 지난 1월 금리를 0.25%에서 0.5%로 25bp 인상했으나 시장은 추가 인상에 베팅하고 있다.

다무라 나오키 BOJ 심의위원은 지난달 "하반기까지 금리를 1% 내외로 올려야 한다"고 밝혔고, 다카다 하지메 BOJ 정책위원도 추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장의 기대를 부채질했다.

이날 오전에는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이 "일본은 엔화를 평가절하하는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며 엔화 강세 강도를 더 높였다.

동시에 미국 경제 둔화 신호도 엔화 매수를 자극했다. 미국의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49.7)가 2년여만에 기준선인 50을 밑돌자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다.

투기세력의 엔화 매수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 등 비상업 부문의 달러 대비 엔화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25일 기준 9만5천980계약(약 1조2천억엔, 한화 11조7천300억원)에 달했다. 직전주에 기록한 6만569계약에서 크게 늘어나 기존 최고치를 갈아치운 수치다.

다만 일각에서는 엔화 강세가 추가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 국채 금리 하락과 BOJ 추가 금리 인상 전망에 엔화가 고공행진 중이지만 미국의 감세안 등이 진전될 경우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엔화 강세도 한발 물러설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달 엔-원 환율이 950원에서 990원 범위에서 주로 거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엔화에 미치는 영향을 시장이 과대평가하는 것일 수 있다"며 엔화 강세의 되돌림이 있을 것이란 예상을 냈다.

서울외환시장 딜러들도 엔-원 환율이 추가 상승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BOJ의 금리 인상 기대는 달러-엔에 상당부분 반영된 데다 최근 달러-원이 다소 과도하게 상승한 측면이 있어 단기간에 엔-원의 추가 상승은 어렵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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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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