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가파른 '불 스팁'…관세가 자극한 금리인하 기대감

2025.03.04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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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가파른 '불 스팁'…관세가 자극한 금리인하 기대감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이 전반적으로 강세인 가운데 단기물 가격 상승폭이 더 큰 '불 스티프닝'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강행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일중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4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4.80bp 하락한 4.130%를 기록하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9.20bp 급락한 3.890%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60bp 밀린 4.448%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차이는 전날의 19.6bp에서 24.0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전날 트럼프가 예정대로 캐나다와 멕시코의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국채매수 심리가 강해졌다. 통상 경기둔화가 예상되면 장기물 국채 위주로 매수세가 강해진다.

이날은 특히 단기물 국채금리의 낙폭이 중장기물보다 더 큰 점이 눈에 띈다. 이는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은 33.3%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의 25.0% 일주일 전의 14.9%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동결 가능성은 1주일 전의 30.9%에서 13.4%까지 내려왔다.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강행하면서 2월 주요 지표가 잇따라 소비심리 악화와 경기침체 가능성을 가리킨 점이 이 같은 변화를 유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 소비자심리지수와 신뢰지수가 급락하는 한편 제조업 업황 지수도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국내총생산(GDP) 나우(now)' 모델은 1분기 성장률을 전기대비 연율 환산 기준 -2.8%로 제시하며 역성장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로 미국 수입은 연간 3천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며 "이는 미국 GDP의 1%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수입이 세금을 삭감하거나 연방 지출을 늘려 경제에 활용하는 대신 연방 재정 적자를 줄이는 데 사용된다면 미국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세를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의 발언은 이날도 이어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펜타닐의 미국 내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면 관세는 철폐될 수 있다"고 "4월 2일에 무역정책이 재조정(reset)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4월 2일에 무역정책이 재조정된다는 것은 그때 미국이 두 국가를 대상으로 부과한 관세가 철폐될 수 있지만 마약 유통 제재에 진전이 없다면 관세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관세 부과에 따른 뉴욕증시 폭락과 관련해 "월가는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해낼 수 있지만, 우리는 중소기업과 소비자에 초점을 맞춘다"며 "중기적으로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메인 스트리트(실물경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부과한 관세 관련 "우리는 일요일에 발표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로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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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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