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엑셀방송 BJ·사이버레커 '정조준'…세무조사 착수
도박사이트 운영업자도 조사 대상…"디지털 경제활동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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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제공]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1. 인터넷 방송 진행자(BJ) A는 자신의 방송에 출연한 BJ B에게 거액의 출연료를 지급한 뒤 일부를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본인의 소득을 축소했다.
A는 사업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사용할 '별풍선'을 다량 구매하면서 구매 비용은 업무상 필요 경비로 처리했다.
또 개인방송 송출 관련 전용 스튜디오와 직원을 고용하고 있어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 사업자임에도 부가세를 미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A가 B로부터 되돌려받은 금액의 규모와 성격을 면밀히 검증해 비용 처리 내역의 적정성과 부가세 미신고 협의를 중점 조사할 계획이다.
#2. '사이버레커'로 알려진 C는 구글과 페이스북으로부터 받은 광고 수익을 축소 신고한 뒤 탈루한 소득을 대형 아파트 구입 자금과 고액 사업장 전세 보증금으로 유용했다.
광고 수익 신고액이 증가한 연도에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가족에게 용역을 제공받은 것처럼 위장해 매입 세금계산서를 거짓으로 수취하고 사업 비용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아울러 해외 유명 명품과 고급 가구, 양복, 피부과 비용 등 개인적 경비를 사업용 신용카드로 구매해 세금을 탈루한 혐의도 있다.
국세청은 광고 수익 등 누락된 매출 규모를 철저히 검증하고 허위 경비 계상 혐의를 엄정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국세청 제공]
국세청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해 콘텐츠를 양산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납세 의무는 회피한 탈세 혐의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엑셀방송 운영 BJ(9건), 딥페이크 악용 도박사이트 운영업자(5건), 사이버레커 유튜버(3건) 등 총 17건이다.
엑셀방송 운영 BJ들은 지급한 출연료를 사실과 다르게 과다 신고하거나 가족에게 가공 인건비를 지급하고 고가 사치품 구매 비용을 사업용 경비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세금 신고를 축소했다.
엑셀방송은 BJ들이 시청자 후원에 따라 선정적 행위를 하고 출연 BJ별 후원금 순위를 엑셀 문서처럼 정리해 보여줌으로써 후원 경쟁을 유도하는 방송이다.
해외 성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방송을 송출한 일부 BJ들은 플랫폼으로부터 정산된 수익금을 가족 명의의 차명계좌로 수취하고 은닉하기도 했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은 회사를 설립한 뒤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 온라인 도박장 운영 비용을 마치 기업체의 정상 사업 비용인 것처럼 꾸며 세금을 탈루했다.
아울러 도박 자금을 여러 개의 차명계좌로 쪼개어 받고 배우자 명의로 다수의 부동산을 취득해 소득과 재산을 은닉했다.
조사 대상에 오른 사이버레커들은 개인 계좌로 받은 후원금과 광고 수익 등을 미신고한 뒤 이를 부동산 매읍 등 재산 증식에 사용했다.
실체가 없는 외주용역비와 임차료를 실제 지급한 것처럼 가장하거나 다수의 고가 외제 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이를 업무용 차량으로 신고하는 등 거짓 비용 처리를 한 사례도 있었다.
과세당국은 비윤리적으로 수익을 축적해온 유해 콘텐츠업자들의 성실신고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번 세무조사를 엄정히 추진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향후 온라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경제활동 전반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유튜버의 슈퍼챗·후원금, 소셜미디어(SNS)에서 중고거래를 가장한 사업자의 판매 수익, 인플루언서의 뒷광고 수익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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