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외환분석] 하락 기회 엿보는 서울환시
(서울=연합인포맥스) = 10일 달러-원 환율은 레인지 장세를 이어가며 하락 기회를 탐색할 전망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둔화를 재확인했다.
미국의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5만1천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16만명)를 밑돌았으며 실업률도 4.1%로 전월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불완전 취업자까지 포함해 노동시장의 실질적 고용 상황을 반영하는 'U-6 실업률'은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8%까지 올랐다.
미국 정부효율부(DOGE)의 활동 등을 고려하면 향후 고용 시장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글로벌 달러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달러 인덱스는 약 4개월 만에 103대로 진입했다.
고용 지표 부진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의 방위비 증액 소식과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기대도 달러 약세를 지지했다.
그러나 달러-원은 이 같은 글로벌 달러 약세에 동조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도 달러-원은 소폭 상승했다.
해외 브로커들에 따르면 달러-원 1개월물은 1,445.00원(MID)에 최종 호가됐으며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5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46.80원) 대비 0.75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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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화만 달러에 동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달러 인덱스 급락은 글로벌 달러 약세보다는 유로화와 엔화의 강세 영향이 크다. 엔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통화는 강세가 제한되고 있다.
연초 이후 등락률을 보면 원화가 달러에 대해 1.59% 강해지는 동안 위안화(CNH)가 1.23%, 호주 달러화는 1.81%가 강해지는 데 그쳤다. 인도 루피는 오히려 달러에 대해 1.66% 약해졌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1.22% 절하됐다.
원화만의 부진이 아닌 상황에서 달러-원이 유의미하게 추가 하락하기 위해서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의 반등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사우디에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동한다.
내일은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미국 대표단이 본격적인 회담에 돌입한다. 지난달 젤렌스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미국의 전쟁 지원 중단 이후 젤렌스키는 협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미국과 건설적인 대화에 나설 준비가 됐다며 현실적인 제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의미한 협상 결과가 도출된다면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가 고조되며 달러-원도 하락을 시도해볼 수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가 시작됐다. 12일로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은 평소보다 한 시간 이른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에 발표될 예정이다.
중국은 이날부터 미국산 농산물에 10~15%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한 맞대응 조치다. 미국이 이에 대한 추가 보복 조치에 나설지도 주목해야 할 요인이다. (금융시장부 이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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