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환율'에 서울환시 '늦은 마' 대세된 배경은

2025.03.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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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팡질팡 환율'에 서울환시 '늦은 마' 대세된 배경은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개장하기 전에 활발하게 이뤄지던 마(MAR, 시장평균환율) 거래가 뜸해지고 있다. 대신에 '늦은 마' 형태로 마 거래를 장중에 처리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서울환시 참가자들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 마(MAR) 거래는 개장 전이 아닌 개장 후에 체결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마 거래는 오전 9시인 개장 시간 전에 체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마 거래란 당일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30분)에 이루어진 거래의 평균 환율로 외환거래를 주고받는 것을 말한다. 주로 은행과 기업 등에서 장중 외환거래를 처리하면서 시장환율과 공식 환율 간 차이로 생기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호한다.

이를 고려하면 개장하기 전에 마 거래를 체결할 때 매수와 매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개장 초반까지 마 거래를 미뤄서 처리하는 이른바 '늦은 마'가 많아지는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환(FX) 딜러의 포지션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의 연장선상에서 이를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락가락한 달러-원 환율 장세가 마 거래를 늦게 처리하는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A 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요즘 개장 전 마 거래가 파(PAR)에서 잘 안된다"라며 "저마다 ±5전 스프레드를 아끼려다가 물량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입 업체에서 마 주문을 늦게 내는 경우도 있지만, 마 주문을 가지고 어떻게 처리하는지 고민하는 건 은행 딜러"라고 덧붙였다.

은행의 한 딜러는 "요즘 환율은 횡보세를 보일 때가 많다"며 "환율이 한쪽으로 크게 내리거나 오르지 않는다면 늦은 마로 물량을 처리해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전망이 불투명해 개장가라도 확인하려는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위아래 변동성이 큰 달러-원 환율





실제로 간밤 역외 시장에서 환율 상승과 하락 재료가 혼재된 경우는 빈번했다. 뉴욕증시가 급락해도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등 전통적인 상관관계가 떨어졌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발언도 수시로 변동성을 가져왔다.

시장 일각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딜러들이 손익에 더 예민해져 마 거래에 보다 신중하게 대응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의 딜러는 "연초부터 달러-원 변동성이 컸다"며 "적극적으로 마 전망을 하기 어렵고, 방향성 거래를 하기엔 딜러들 체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마 거래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역내 시장에선 수급상 큰손으로 꼽히는 주체인 국민연금은 환헤지에 들어가면서 현물환 조달이 줄었다. 당국과 외환(FX) 스와프는 달러 매수 요인을 흡수한다.

동시에 달러 매도 주체인 수출 대기업은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에 매도 시점을 늦추는 래깅 전략을 고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B중개사의 관계자는 "(개장 전) 마 거래가 정말 없다"며 "거래량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다들 그냥 '늦은 마'로 거래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수출 대기업이 네고 물량을 마 거래로 대거 처리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런 물량도 없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C중개사의 관계자는 "업체 물량은 대동소이하다"며 "그동안 큰손 역할을 하던 연금 수요가 사라진 영향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사도 마 거래로 환율을 예측하기엔 어려운 장이다"며 "여유롭게 장을 지켜보면서 늦은 마로 처리하는 분위기"라고 부연했다.

외환거래를 처리하는 딜링룸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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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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