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종전 기대에도 원화강세 효과 약해진 이유는

러-우크라 종전 기대에도 원화강세 효과 약해진 이유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정선미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휴전 합의로 전쟁이 종식될 가능성이 커졌으나 서울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30일 휴전 협정으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 매수 심리가 완화될 수 있지만 유로, 엔화를 거친 간접 영향권인데다 이미 선반영된 측면도 있어 위험 회피 심리가 크게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3년여간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30일 휴전'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는 휴전안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것이라며 수락 및 이행 의사를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13일 "현재 나온 30일 휴전안 타결로는 큰 의미가 없고, 추가적으로 종전까지 나와야 시장에서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다만, 종전이 돼도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침체 우려가 강하기 때문에 합의가 나오면서 미국 물가를 잡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위험 심리 자체는 긍정적이겠지만 원화에 큰 호재가 되기는 어렵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재료가 독일의 재정 확대와 유럽연합(EU)의 방위비 증액인데, 종전이 된다면 방위비, 국방비 지출 확대의 명분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는 달러-원 환율에는 간접적 영향에 그치는 변수로 꼽혔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주로 외환시장에서 단발성으로 반영되고, 유로화, 엔화를 거쳐서 달러-원 환율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종전이 되면 그동안 유럽의 발목을 잡던 에너지 공급 악화와 같은 약세 요인 등이 일부 해소되며 유로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이는 달러 인덱스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최근 1.094달러대까지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유로화가 독일 정부의 부양책으로 크게 반등한 만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추가적인 강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유로화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가능성이 선반영됐을 가능성이 있어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 봤다.

엔화 역시 전쟁이 끝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지면 약세를 보일 수 있지만 일본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강세 요인이 살아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이 큰 변수는 아니지만 유로화가 조금이라도 상승폭을 넓힐 수 있는 변수라서 간접적으로는 영향이 있을 것 같다"면서도 "이미 유로화가 오르는 데 프라이싱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보다 최근 유럽의 상황이 달러-원이 하락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독일 재정지출 확대의 길이 열리는 모양새여서 유럽 경제 전망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로-달러 환율이 1.10달러대까지 오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며 "유럽과 미국의 금리차가 축소되는 방향이 되는 셈이고, 일본 상황 역시 춘투에서 요구하는 임금 인상률이 6.09%로 나타나는 등 물가 상승 전망에 엔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발표한 '3월 글로벌 리스크 워치'에서 글로벌 주요 위험 요인에 '미국의 분쟁지역 개입 축소'를 신규로 포함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과 자산 가격 조정, 경기 침체 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영향력은 크지 않다.

국금센터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종전 가능성이 높아지기는 하나 추후 분쟁지역 개입 축소 예상으로 나토 균열, 여타 분쟁지역에서의 혼란이 수반될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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