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에 진심인 현대모비스…美 실리콘밸리 연구거점 신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 분야 확장에 속도를 낸다. 자체적인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해 올해는 북미 지역에 연구거점까지 마련한다.
[출처: 현대모비스]
18일 현대모비스는 해외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차량용 반도체 기술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연내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거점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연구거점은 국내 연구소와 함께 투트랙으로 운영되며, 지역별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반도체 설계 기술을 개발하는 전략이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전무는 "실리콘밸리 연구거점 신설을 통해 전동화 및 전장부품용 핵심반도체 독자 개발을 가속화하고, 해외 주요 기업들과의 연구개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20년 현대오트론 반도체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차량용 반도체 기술 내재화에 꾸준히 힘써왔다. 특히 전력반도체 및 시스템반도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핵심부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전동화와 전장, 램프 등 주요 부품에 사용될 반도체의 신뢰성 검증을 마치고 양산을 시작한다.
올해 양산 예정인 제품은 전기차 전원 제어기능을 통합한 전원통합칩과 램프구동 반도체다. 이미 공급 중인 배터리관리집적회로(IC)의 차세대 제품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반도체는 전기차 충전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안정성 향상에 기여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반도체사업담당 조직을 운영하며, 약 300명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전력반도체-파워모듈-인버터-모터-PE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구동계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반도체 독자 설계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장기 반도체 연구개발 전략에 따라 내년에는 실리콘 기반 고전력 반도체(Si-IGBT)를, 오는 2028년과 2029년에는 각각 차세대 배터리관리 IC와 실리콘카바이드 기반 전력반도체(SiC-MOSFET)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스웨덴 국립 연구기관 RISE(Research Institutes of Sweden)와 협업해 실리콘카바이드 기반 전력반도체 공동개발을 수행하며 기술적 성과를 창출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전력반도체 팹리스 엘리베이션 마이크로시스템즈(Elevation Microsystems)의 지분 10%를 약 210억 원에 취득했다. 이번 투자로 현대모비스는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기차 및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엘리베이션 마이크로시스템즈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기반 전력반도체와 고전압 전력 관리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현대모비스는 해당 기업과 협력을 통해 전력반도체 및 고휘도 LED 드라이버 기술을 내재화하고, 차세대 전장부품의 품질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엘리베이션 마이크로시스템즈 지분 투자 역시 현대오트론 사업부 인수의 연장선으로 봐야 한다"며 "반도체 설계 업체인 텐스토렌트의 임원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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