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관료 모시는 보험사…"관 출신 사외이사, 안정성·수익성 하락"

2025.03.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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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관료 모시는 보험사…"관 출신 사외이사, 안정성·수익성 하락"

"생명보험, 장기적 예측 중요해…대형사일수록 '낙하산' 많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최근 국내 보험사들이 전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빈도가 늘어난 가운데 관 출신 사외이사 비율이 높으면 보험사의 금융 안정성과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과 박희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분석한 '사외이사의 직업적 경력이 보험회사 금융 안정성과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전직 관료 사외이사 비율과 보험사의 금융 안정성 및 수익성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반면 교수 사외이사의 비율은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 비율이 높을수록 다음 해 보험사의 금융 안정성과 수익성이 좋아졌지만,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전직 관료 비율이 높다면 안정성과 수익성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손해보험사들은 사외이사의 직업적 배경과 금융 안정성의 관계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홍수와 태풍, 화재 등 자연재해의 발생과 손해보험상품의 손해율 변동성에 따라 손해보험사의 금융 안정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생명보험사들은 교수 및 전직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율과 보험사의 금융 안정성, 수익성의 관계가 두드러졌다.

저자들은 "생명보험사는 보험 부채의 특성상 장기간에 걸쳐 보험금의 적립과 보험금의 지급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금융 안정성을 예측,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대형 보험사와 중소형 보험사를 비교해도 대형사에서는 금융 안정성과 수익성이 교수 사외이사에선 양의 관계를, 전직 관료와는 음의 관계를 나타냈다.

중소형사에서는 교수 비율에서만 금융 안정성, 수익성이 양의 값을 가졌지만, 전직 관료, 기업인, 법조인 등 다른 직업군에서는 유의하지 않았다.

저자들은 "대형사에서의 전직 관료 사외이사가 독립적인 외부 감시자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며 "전관예우 등 소위 '낙하산' 인사로 임명되는 경우가 많아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기업 감시 역할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보험사의 경우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 등 사외이사의 전문성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관 출신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속속 선임되고 있다.

저자들은 "보험사가 이사회에서 보험사의 경영에 대해 전문적 식견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에 대한 독립적인 감시 및 자문역할을 제공할 수 있는 사외이사의 비중을 높여 이사회 업무 수행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달 주주총회 시즌에서 한화손해보험은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삼성생명은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윤태식 전 관세청장을, 신한라이프는 이호동 전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 제공]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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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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