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오전 8시께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4월 2일은 미국 해방의 날"이라며 "마침내 미국이 돈과 존경을 되찾을 때가 됐다"고 적었다. 4월 2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온 날이다.
그는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모든 국가, 우방과 적에게 속고 학대받았다"면서 "마침내 미국이 돈과 존경을 되찾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사람이 나에게 관세 예외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있다"며 "한 명에게 해주면 모두에게 해줘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유연성은 있을 것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상호주의"라면서도 "유연성은 중요한 단어"라고 밝혀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03포인트(0.08%) 오른 41,985.3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67포인트(0.08%) 상승한 5,667.56, 나스닥종합지수는 92.43포인트(0.52%) 뛴 17,784.0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은 약세로 출발했다. 유럽장에서 약세를 보이던 주가지수 선물이 개장을 앞둔 이날 오전 낙폭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투자심리가 식은 채 장이 열렸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영토 일부를 영구 합병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계속 거부할 경우 가자지구 영토 일부를 영구적으로 점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에서 지상군의 추가 진격을 명령했다.
이른바 '네 마녀의 날(quadruple witching)'을 맞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계심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 마녀의 날은 개별 주식 선물 및 옵션과 지수 선물 및 옵션이 동시에 만기를 맞는 날을 가리킨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날 약 4조7천억달러 규모의 옵션이 만기를 맞았다. 여기에는 2조8천억달러 규모의 S&P500옵션과 6천450억달러 규모의 단일 주식 옵션이 포함됐다.
하지만 개장 후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주가지수는 결국 강세로 장을 마쳤다. 약보합권에서 폐장을 준비하던 S&P500 지수는 막판 15분 정도 종가 관리성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강보합으로 전환했다.
트럼프가 4월 2일부터 발효되는 상호 관세에 관해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시사한 점도 위험 회피 심리를 녹였다.
트럼프는 기자들과 만나 "많은 사람이 나에게 관세 예외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있다"며 "한 명에게 해주면 모두에게 해줘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그는 "유연성은 있을 것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상호주의"라면서도 "유연성은 중요한 단어"라고 밝혀 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강세에도 관세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성 발언은 이어졌다.
바클레이즈의 에마뉘엘 카우 유럽 주식 전략 총괄은 "4월 2일까지 관세 불안은 주가 상승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악의 시나리오인 25%의 전면 관세가 실현되면 하방 위험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르던스캐피털의 미건 호르먼 최고투자책임자는 "4월 2일이 지나도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2차 영향이 무엇인지 여전히 알 수 없다"며 "인플레이션 관점에서 그것이 물가에 일회성 타격일지 아니면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될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세이지어드바이러지의 롭 윌리엄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이제 더 위험 회피적"이라며 "우리는 관세의 전체적인 영향은 느끼지 못하고 있는데 아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경기침체에 더 가까워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나자 공개 활동을 재개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연준의 양적긴축(QT) 정책은 현재 수준으로도 충분하며 속도를 늦출 필요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월러는 앞서 이번 주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긴축 속도 둔화에 유일하게 반대했던 인사다. FOMC는 4월부터 월간 국채 상환 한도를 기존 25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축소하기로 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현재의 적당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는 견고한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를 다소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적으로 적절하다"면서도 "불확실성이 크고 무역 정책과 지정학적 및 기타 국면에 따라 많은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다른 국가의 보복 관세가 이어지면 연준도 대응할 수 있다면서도 "수입은 국내총생산(GDP)의 11%에 불과하므로 보복이 뒤따르지 않고 처음에 적용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일회성 관세는 인플레이션에 (주는 영향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과 소재는 1% 이상 하락했고 통신서비스는 1% 이상 올랐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미국 정부의 차세대 최첨단 전투기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3% 이상 올랐다.
반면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보잉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에 미국 정부의 최첨단 전투기 사업 파트너였던 록히드마틴은 6% 가까이 떨어졌다.
미국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는 미국의 관세 여파와 재고 처분, 소비자 심리 등을 고려할 때 3~5월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밝히면서 주가가 5% 넘게 떨어졌다.
페덱스는 미국 산업 경제의 약세와 불확실성을 이유로 수익 전망을 낮추면서 주가가 6% 이상 떨어졌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엔비디아를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그간 낙폭이 컸던 테슬라는 5.27% 급반등하며 주간 하락폭을 -0.5%까지 줄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22.1%로 내려왔다. 대신 25bp 인하 확률은 62.5%에서 67.3%로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52포인트(2.63%) 내린 19.28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1.80bp 상승한 4.252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9500%로 같은 기간 0.50bp 낮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5960%로 4.00bp 올랐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27.9bp에서 30.2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 오전 장 초반까지는 미 국채금리가 미끄러지는 흐름이었다.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뉴욕증시 개장 전 주가지수 선물이 낙폭을 확대하는 등 위험회피 분위기가 나타났다.
뉴욕증시 정규장도 일제히 약세로 출발했으나 이후로는 낙폭이 축소됐다. 오전 장중 월러 이사의 발언이 전해지자 미 국채금리는 본격적으로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월러 이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QT 속도를 늦추는 데 반대표를 행사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는 통화정책 정상화의 중요한 부분이고 은행시스템 내 불필요한 지급준비금을 줄이는 데 필요하다"면서 지급준비금은 여전히 "차고 넘친다(abundant)"고 평가했다. 이어 지급준비금이 이보다 한단계 낮은 '충분한'(ample)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FOMC가 작년 6월 QT 속도를 한차례 늦춘 적이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나는 그 속도가 여전히 적절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틀 전 FOMC에서 QT 속도를 오는 4월부터 느리게 하기로 하고, 미 국채의 월간 상환 한도를 종전 25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축소했다. 월러 이사는 이에 대해 유일하게 반대표를 행사했다.
길트 시장에선 모처럼 재정 이슈가 고개를 들었다. 오는 26일 봄 재정 계획 발표를 앞둔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궁지에 몰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앞서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영국의 지난 2월 공공부문 순차입(공적은행 제외)은 107억파운드(약 20조2천500억원)로 전년대비 1억파운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부문 순차입은 전체 공공부문의 지출과 수입 간 격차를 의미한다.
지난달 순차입은 2월 기준으로 월간 데이터가 시작되는 1993년 이후 역대 4위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66억파운드)를 대폭 상회했다.
현재 회계연도가 시작된 작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개월 동안의 누적 공공부문 순차입은 1천322억파운드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7억파운드 증가했다. 영국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감시하는 독립기관인 예산책임청(OBR)이 지난해 10월 제시한 전망치(1천118억파운드)를 204억파운드 웃돌았다.
이날 길트 10년물 수익률은 4.7216%로 전장대비 6.82bp 상승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15일 이후 최고치다.
길트 25년물 수익률은 5.2821%로 전장대비 9.47bp, 30년물 수익률은 5.3114%로 9.26bp 각각 올랐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엘리엇 조던-도크 이코노미스트는 재정 상태와 방위비 지출 증가 필요성으로 인해 영국 정부는 올해 하반기 다시 증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세대적 도전에 자금을 대려면 세금과 차입 모두 (가을 재정 계획을 발표하는) 10월에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3분께 연준이 오는 5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3.7%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 85.1%에서 1.4%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 내내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27.4%에서 21.6%로 낮아졌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9.324엔으로, 전 거래일 뉴욕장 마감가 148.788엔보다 0.536엔(0.360%)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8179달러로 전장보다 0.00353달러(0.325%) 떨어졌다.
유로는 독일 차기 정부의 재정 부양책이 연방상원을 통과한 데 힘입어 뉴욕장에 진입하면서 1.08610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속 프랑스가 미국이 부당한 관세 조치를 강요할 경우 '통상위협대응조치(ACI)'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소식에 하방 압력을 받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없었던 ACI는 제3국이 통상 위협을 가한다고 판단되면 서비스, 외국인 직접 투자, 금융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의 무역 관련 측면 등에 제한을 부과할 수 있는 조치다. 2023년 12월 발효됐다.
이에 앞서 전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미국의 유럽산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유로존의 성장률이 0.3%포인트, EU가 보복 조치를 단행할 경우 0.5%포인트 하락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달러인덱스는 104.124로 전장보다 0.319포인트(0.307%) 상승했다.
달러는 뉴욕장으로 넘어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영향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오전 8시께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4월 2일은 미국 해방의 날"이라며 "마침내 미국이 돈과 존경을 되찾을 때가 됐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모든 국가, 우방과 적에게 속고 학대받았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4월 2일은 그가 무역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제시한 날이다.
달러인덱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상승세를 타며 104선을 돌파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세에 대해) 유연성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상호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관세 예외를 고려하냐는 질문에는 "한 명에게 해주면 모두에게 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콘베라의 수석 외환 및 거시 전략가인 조지 베세이는 "이번 분기에 유로-달러는 엄청나게 상승했다"면서 "자연스럽게 4월 2일 관세 부과를 앞두고 이익 실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다른 공을 던지지 않는 이상 달러의 최근 반등은 안전자산으로 선호 받으면서 어느 정도 힘을 얻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부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나스 골터만은 "정부가 다음 움직임에 대해 정확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관세율이 상당히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달러가 반등할 것이라는 게 기본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수입은 국내총생산(GDP)의 11%에 불과하므로, 보복이 뒤따르지 않고 처음에 적용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일회성 관세는 인플레이션에 (주는 영향이) 일시적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