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D-6…데이터에 숨겨진 '스퀴즈' 기회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국내 증시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공매도 집중 종목이 역으로 급등하는 '숏 스퀴즈' 기회를 포착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2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오는 31일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들은 2023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에, 그 외 종목들은 2020년 3월 이후 5년여 만에 공매도가 다시 가능해진다.
공매도 재개 시대 투자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 공매도 집중 종목을 선별한 뒤 기술적 지표를 활용해 스퀴즈 신호를 감지하는 방법도 하나의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평균 거래금액과 공매도 잔고를 비교해 종목을 고르고 변동성 지표를 적용하거나, 소셜미디어 키워드 분석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공매도(숏)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파는 투자 기법이다. 만약 주당 1만 원짜리 주식을 빌려 팔아 현금 1만 원을 남기고, 주가가 9천 원으로 떨어졌을 때 주식을 다시 사 돌려주면 현금 1천 원을 얻는다. 역으로 주가가 예상과 달리 상승할 때는 투자 손실을 본다.
숏 스퀴즈는 공매도한 종목의 주가가 상승할 때 손실을 줄이려는 공매도 투자자의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주가가 튀어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오는 31일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가 재개되면 공매도와 더불어 숏 스퀴즈 기회도 관찰될 전망이다.
스퀴즈를 노리는 일부 투자자는 공매도 집중 종목을 선별할 때 여러 조건을 적용한다. 평균 거래금액보다 많은 공매도 잔고나 유동주식량의 일정 수준에 달하는 공매도 잔고다. 평균 거래량 대비 최근 공매도 거래량 증가세도 가늠자다.
구체적으로는 52주 평균 거래금액 대비 당일 공매도 거래금액이 높은 종목을 20개 가량 선별할 수도 있다.
연합인포맥스 엑셀템플릿(화면번호 1113)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한화·한화생명·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계열사가 탑20에 꼽혔다. 현재 일반적인 공매도 거래는 불가능하지만,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공매도는 가능하다.
선별한 공매도 집중 종목 중 스퀴즈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찾는 방법으로는 볼린저 밴드와 켈트너 채널을 합성한 스퀴즈 지표가 꼽힌다. 볼린저 밴드는 20일 이동평균선인 중심선과 중심선에서 2표준편차를 더하거나 뺀 상단선과 하단선으로 밴드 폭을 구성한다. 볼린저 밴드가 좁은 구간은 작은 변동성을 의미하는데, 곧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일각에선 이 볼린저 밴드가 또다른 변동성 지표인 켈트너 채널 수준으로 좁아질 때 잠재 변동성, 즉 스퀴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3월 중순 들어 스퀴즈 지표 밴드가 눈에 띄게 좁아졌다. 향후 변동성 확대로 주가가 상승하면 숏 스퀴즈 현상이 나타나 주가가 치솟을 수 있다.
반대로 변동성 확대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면 롱 스퀴즈가 나타날 수 있다. 롱 스퀴즈란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신용으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가 예상과 달리 주가 하락을 겪는 상황에서 나온다.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고자 주식을 투매하며 주가 하락을 가속화하는 현상이다. 다만 롱 스퀴즈가 나타나려면 주가 하락과 더불어 거래금액 대비 신용융자 비율이 높아야 한다.
소셜미디어 키워드 분석을 통한 스퀴즈 탐지도 가능하다. 레딧의 월스트리츠베츠 같은 커뮤니티에서 '숏 스퀴즈' 키워드가 24시간 내 500% 이상 늘어난 종목에 주목하는 방식이다.
정승환 연합인포맥스 연구원은 "공매도 집중 종목을 스크리닝하고, 볼린저 밴드 등을 활용한 스퀴즈 지표를 이용하거나, 소셜미디어 감성 분석을 통해 시장의 급변을 대비할 수 있다"면서도 "100% 정확한 방법은 없기에 철저한 리스크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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