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레포펀드 행태…방향 바뀌면 시장 흔들 폭탄되나

2025.03.2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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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레포펀드 행태…방향 바뀌면 시장 흔들 폭탄되나

레버리지로 몸집 확장…환매 사태 시 변동성 확대 후폭풍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피혜림 기자 = 여전채 시장의 강세를 주도하는 레포펀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늘고 있다.

여전채가 이미 부담스러운 금리 레벨에 도달한 상태에서 추가 강세를 유도하면서 비상식적 가격을 형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레포펀드가 레버리지를 활용한다는 특성은 시장 전반의 부담을 높이고 있다.

레버리지로 투입 자금보다 많은 물량을 매수한 터라 환매 사태가 발생 경우 채권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회사채보다 비싼 여전채, 왜곡 가속하는 레포펀드

27일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3년물 'AA-' 등급 기준 기타금융채(캐피탈채)와 회사채 금리차는 1.9bp 수준이었다.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진 기타금융채 금리가 회사채보다 낮았다.

통상 업종 리스크 등으로 기타금융채가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역전 현상이 드러났던 셈이다.

다만 최근 기타금융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다시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를 보였다.

'AA-' 기타금융채-회사채 3년물 금리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종합화면'(화면번호 5000)





여전채 금리 레벨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했지만, 발행시장에서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레포펀드가 발행물을 쓸어가는 과정에서 가격을 높인 여파다.

이에 여전채 발행물이 비상식적 가격이라는 볼멘소리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롯데카드, 홈플러스 이슈 등으로 한동안 삐끗했던 여전채 시장이 최근 레포펀드 집행 열기와 더불어 다시 강세를 형성하고 있다"며 "레포펀드의 매수로 시장 및 개별 기업의 리스크가 가격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레포펀드 수급이 여전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보니 이후 해당 자금이 빠질 때의 공백 상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두 번 떨어진 후에는 레포펀드가 주춤해질 수밖에 없다"며 "돌던 자금이 끊기고 레버리지를 거둬들이면 여전채 스프레드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후폭풍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어나는 몸집에 '레버리지의 역습' 우려도

레포펀드 몸집이 커지면서 이들의 레버리지 전략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 자금보다 많은 물량을 담아오면서 여전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채는 크레디트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만큼 채권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크다.

레포펀드는 최대 400%까지 레버리지를 끌어올 수 있다.

물론 대부분 250% 안팎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지만, 지난해부터 관련 설정액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무게감 또한 커졌다.

시장 변동성 심화로 레포펀드가 환매에 나설 경우 여전채 시장 전반이 휘청일 수밖에 없다.

발행물을 쓸어가면서 매수 규모를 키웠던 만큼 이 경우 여전채 스프레드 상승은 물론 자금 경색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레포펀드에 대한 우려를 적시한 바 있다.

한은은 "펀드의 과도한 레버리지 축적은 금융시장의 스트레스 상황 발생 시 마진콜이나 대규모 환매 요청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리스크를 우려하면서 레포펀드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언제 어떤 이벤트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레포펀드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과도 같을 수 있다"며 "충격 발생으로 레포펀드의 환매가 시작될 경우 그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은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hwroh3@yna.co.kr

phl@yna.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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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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