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민연금 떠난 운용역 88% 하위직급…시장상위 50% 연봉도 못받는다
3년 이상 경력 필요한 전임급도 입사 후 재직기간 3년 미만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체 퇴직률은 업계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작년 퇴직자 대부분이 핵심 실무진인 책임 이하 직급에서 나왔다.
퇴직 사유 대부분이 전주 근무 어려움과 낮은 보수 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2025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논의된 '국민연금기금 성과평가보상지침 개정안'에 따르면 작년 기금본부 퇴직률은 7.1%로. 업계 퇴직률 12.8%보다 낮았다.
문제는 작년 퇴직자 25명 가운데 88%인 22명이 책임 이하 직급이라는 점이다. 기금본부 내 직급별 비중은 수석 3%, 선임 15%, 책임 37%, 전임 43%, 주임 2%로 구성된다.
기금본부는 책임급은 7년 이상 경력자, 전임급은 3년 이상 투자실무경력이 있는 자를 채용한다는 점에서 핵심 실무진을 중심으로 인력 유출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경쟁력 없는 보수가 꼽혔다. 기금운용본부 운용직의 총보수는 지난 2018년 시장 상위 25%에서 작년 시장 상위 50% 수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전임 이하 직급은 총보수가 시장 상위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장 상위 50% 대비 수석과 선임, 책임의 보수 수준은 각각 113.0%와 116.6%, 110.1%였는데, 전임·주임은 92.9%에 그쳤다.
캐나다연금(CPPI), 싱가포르국부펀드(GIC) 등 해외 연기금·국부펀드는 대부분 시장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금융기관 보상 대비 상위 25% 수준을 보상지향점을 설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입사 후 재직기간도 전임과 주임은 각각 2년 2개월과 2년 3개월로, 3년도 채우지 않고 기금본부를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 재직기간인 5년 3개월에 비해 짧다.
운용직 보수 경쟁력 약화로 인재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책임·전임 직급 중심으로 진행되는 채용 지원율이 지난 2014년 15.7대 1에서 작년 3.5대 1로 급격히 하락했다.
채용 시 최종 합격 후 보수협의 단계에서 임용을 포기하는 사례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총보수 수준 저하는 기본급과 기본급에 연계된 성과급 때문이라고 기금위는 진단했다. 운용직 기본급은 시장 대비 절반 수준인 인상률 탓에 지난 2018년 시장 상위 25% 수준에서 작년 시장 상위 50% 수준으로 하락했다.
올해 첫 기금위에서 결정한 대로 내년부터 성과급 산정 기준을 '기본급 총합'에서 '기본급 총합의 1.5배'로 상향할 경우 전임·주임 직급의 총보수도 시장 상위 50%를 넘길 수 있게 된다.
기금위는 "국민연금기금의 장기성과 제고를 위해 우수인력 유치·유지를 통한 인적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며 "운용직 보수 수준 합리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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