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방의 날' 상호관세 임박…"대혼란 시작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일 관세 발표일을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 자칭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 현지 기업들마저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불확실성에서 결코 해방될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일 오후 4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리는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관세 정책을 발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에도 향후 몇 달 동안 무역과 관세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히 시장에 소용돌이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우려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 무역 고문을 지낸 켈리 앤 쇼는 "4월 2일은 모든 것이 시작되는 날이지, 모든 것이 끝나는 날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시점이 되면 관세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우리는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 대해 총체적으로 재고하는 시작 단계에 서 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안으로는 해답보다 질문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관세를 둘러싼 불투명한 전망이 몇 달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전략으로서 자신의 다음 단계에 대한 불확실성을 유지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쇼는 "의도적인 모호함은 무역 협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중 핵심 요소"라며 "상호관세가 발표된 후 세계 각국과의 협상이 시작될 것이며 이를 해결하는 데는 몇 달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를 발표하기에 앞서 한국을 포함한 59개 교역 상대국의 무역 장벽에 대한 일련의 보고서를 받고 있는데, 이러한 보고도 추가 조치를 촉발할 수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 USTR)는 전날 연례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대해서 다양한 비관세 장벽을 거론했다.
여기에는 ▲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금지 ▲ 국방 분야에서의 절충 교역 ▲ 온라인 플랫폼법 추진 동향을 비롯한 디지털 무역 장벽 ▲ 수입차 배출가스 규제 문제 등이 포함됐다.
조지타운대학의 마크 부시 국제 경영외교학 교수는 "관세가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또 다른 임시 관세로 이어질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니콜라스 불름 스탠포드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수준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1985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블룸은 "경제 정책이 어디로 향할지 확신할 수 없을 때 기업들은 주요 지출을 보류하고 고용을 늦출 가능성이 높다"며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소비자들은 지출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법을 취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일 관세 발표가 일회성이자 최종적인 발표가 된다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겠지만, 나는 그것이 앞으로 진행될 여러 관세 발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도이치방크의 매튜 루제티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2일 발표가 관세에 대한 최종 결정이라고 해도 지금까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 성장률은 향후 몇 분기 동안 약 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루제티는 "만약 그 불확실성이 확장되거나 더 오랫동안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면 그 영향은 증폭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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