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현대차그룹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상호 협력안 방안 공개 시점을 2분기로 늦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양보 없는 '상호 관세'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당초 양사는 현대차·기아의 제품을 미국 GM 공장에서 조립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GM의 생산 기지인 한국 공장들까지 영향을 입으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와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앞두고 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가 대기하고 있다. 2025.4.2 yongtae@yna.co.kr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분야에 대한 상호관세 적용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조원 이상의 부담이 추산됐다. 영업이익 전망치 기준으로 7~11%에 이른다.
현대차·기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을 비롯해 GM의 미국 내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 공장을 활용해서 현대차·기아가 추가로 연간 10만대를 생산할 경우 3천억원대의 관세 절감 효과가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증산 계획에 GM 공장까지 활용하면 관세 부담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관세 영향은 이미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에 반영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3월 미국에서 17만2천669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4% 증가했으며, 3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 판매다.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이처럼 판매가 호조를 보인 이유는 이달부터 시행되는 상호관세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1분기 신차 구매에 나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 2기의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4월부터의 실적이 올해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을 비롯한 멕시코와 캐나다 등지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GM이다. 한국투자증권은 GM의 총 관세 부과 금액은 51억 달러, 자동차 부문 이자와 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의 4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GM의 경우 국내 수출량의 88%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또 멕시코와 캐나다 생산 비중이 40%에 육박해 상호관세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특히 주력 고수익 차종인 픽업트럭의 경우 멕시코에서만 연간 37만대를 생산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GM 한국 철수설'도 제기했으나, 최근 헥터 비자레알 한국GM 사장은 "회사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왔고, 한국 사업은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려를 일축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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