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인 2조 투매에 5.5% 급락…1년5개월만에 최저
美 관세에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삼성전자 5%·SK하이닉스 9%↓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코스피가 미국 관세 정책발(發) 글로벌 무역 분쟁 우려에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만 2조 원 넘게 순매도했다.
7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137.23포인트(-5.57%) 하락한 2,328.2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36.10포인트(-5.25%) 하락한 651.29에 마감했다.
이날 증시 급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적자 해결 없이는 협상이 어렵다고 시사하며 미중 무역분쟁 전면전 우려가 다시 점화된 영향이 컸다.
이 여파는 미국 주요 지수 선물과 아시아 증시 전반의 하락으로 이어졌고,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코스피에서만 2조 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내며 하락을 부추겼다.
주요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5.17% 하락했고 SK하이닉스가 9.55% 폭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5.71%,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55% 내렸다.
다만 급락장 속에서도 한국전력(2.05%) 등 일부 경기방어주와 대상홀딩스(18.84%), 평화홀딩스(29.98%) 같은 정치 테마주는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 리스크와 더불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두 가지 새로운 리스크의 등장에 흔들리고 있다"며 "첫 번째는 관세 부과에 대한 상대국들의 강경 대응 가능성과 이에 따른 트럼프의 추가 관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당분간 시장이 가격 변동 폭은 줄고 기간이 길어지는 '기간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이어 "관세 우려에도 버티던 한국 증시가 급락한 직접적인 이유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데이터 의존적(data-dependent)' 스탠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고 명확성을 기다린다고 언급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충격을 줬다"며 "관세가 반드시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경기 둔화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은 시장의 불안감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연준이) 결국 1~2차례 금리 인하를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시장은 4번 인하를 원하고 있다"면서 "파월이 시장이 원하는 만큼 빠르고 과감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전망했다.
원화 가치도 급락하며 위험회피 심리를 반영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장 대비 33.70원 폭등한 1,467.8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대금은 각각 10조4천698억 원, 6조2천220억 원을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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