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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충돌 머스크-나바로…20대 여성 백악관 대변인 "남자들이 그렇지"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인사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ㆍ제조업 담당 고문 간 충돌이 8일(현지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ㆍ옛 트위터)에 나바로를 거론하며 "벽돌 자루보다 더 멍청하다(Dumber than a sack of bricks)"고 비난했다. 미국에서는 보통 벽돌을 빗대 어리석음을 이야기한다.
머스크는 이어 "테슬라는 미국산 자동차가 가장 많다"면서 "나바로는 정말 멍청하다, 그가 여기서 말하는 것은 입증할 수 있는 거짓이다"고 적었다.
이는 나바로가 전날 머스크를 두고 "그는 자동차 제조업자가 아니라 자동차 조립업자(Car assembler)"라며 "배터리는 중국과 일본에서 오고 전자부품은 대만에서 온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나바로는 그러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일론이 미국에서 제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두 핵심 인사의 설전은 최근 관세로 대표되는 무역정책에 대한 견해 차이가 노출되는 가운데 격해지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5일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와 화상 대화에서 미국과 유럽이 무관세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관세, 상호관세와 결이 다르다.
머스크의 제안에 대해 나바로는 하루 뒤 "그는 이해를 못 하고 있다"면서 "머스크에게는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머스크는 이후 엑스에 "하버드에서 경제 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나쁜 것이고 좋은 것이 아니다"며 "나바로는 아무것도 제조해본 적 없다"고 했다. 나바로는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주말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를 철회해달라고 개인적으로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본관세와 상호관계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나바로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백악관은 두 인사의 충돌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백악관 직원들 사이에서는 둘의 싸움이 오히려 웃음을 끌어냈다고 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두 인사의 싸움을 두고 "남자들이 다 그렇지 뭐(boys will be boys)"라고 말했다. 27세의 여성인 레빗 대변인은 역대 최연소로 백악관 대변인에 임명돼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레빗은 "이들은 무역과 관세에 대해 매우 다른 견해를 가진 두 사람"이라며 "우리는 역사상 가장 투명한 행정부로서 공개적으로 의견 차이를 표명하고 있다"고 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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