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구하기?…우리銀, 자본비율 부담에도 제4인뱅 강행

2025.04.0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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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구하기?…우리銀, 자본비율 부담에도 제4인뱅 강행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정원 기자 = 우리은행이 케이뱅크에 이어 제4인터넷전문은행(이하 제4인뱅) 선정 절차에 '출사표'를 던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안팎에선 그룹 전체의 자본비율을 관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우리금융이 제4인뱅에 무리하게 뛰어든 것은 우리카드의 '활로모색'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카드는 지난해 말 진행된 제4인뱅 예비인가 절차에 참여했다.

이는 유력 후보인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지분율 8.0%)과 우리카드(2.0%)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형태다.

다만, 일각에선 우리금융지주 차원에서 동양·ABL생명보험의 '패키지 인수'를 추진 중인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의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수·합병(M&A) 성공을 위해선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자본비율에 대한 안정적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위험가중치가 높은 지분투자를 강행한 점이 자칫 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우리금융지주의 자본비율은 경쟁사 대비 1%포인트(p)가량 낮다.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 또한 보험사 인수에 따르는 자본비율 변화를 면밀 검증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소호은행 컨소시엄 참여 주주가 15곳에 달하는 만큼 우리금융 또한 단기적인 자본투입 부담은 크진 않다.

앞서 컨소시엄의 중심인 한국신용데이터(KCD)는 한국소호은행 초기자본금이 3천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지분율을 적용할 경우 우리금융은 초기에 300억원을 투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CD는 주주들이 향후 1조5천억원 수준까지 자본금을 확대하는 데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도 했는데, 이 경우 우리금융의 투자금은 1천500억원까지 늘어난다.

문제는 지분투자에 대해선 400% 수준의 높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KCD는 한국소호은행 출범 이후 4년차를 기점으로 흑자전환에 도전하겠단 입장을 밝힌 만큼, 당분간 지분법상 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앞서 진행했던 케이뱅크 투자는 기업공개(IPO)가 지속적으로 밀리면서 우리금융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대표적 케이스다.

이런 가운데 우리금융이 은행·카드를 동시 투입해 제4인뱅 선정 절차에 참여한 것은 결국 핵심 자회사 중 하나인 우리카드의 역할을 키우려는 의도였다는 평가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우리은행·카드에 더해 최대주주인 KCD(33.5%), 하나은행(10%), LG CNS(10%), 흥국생명(6.0%), 흥국화재(2.0%), 티시스(2.0%), 아이티센(6.2%), NH농협은행(5.0%), BNK부산은행(4.0%), 유진투자증권(4.0%), OK저축은행(4.0%), 메가존클라우드(1.7%) 등이 참여를 공식화했다.

은행권에선 다수 은행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지만, 카드사 중에선 우리카드가 유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일찌감치 소호은행 참여를 확정지었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컨소시엄 내 카드업 관련 주주는 추가로 받지 않겠다는 사전 논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카드는 지난해 1천4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제외할 경우 자회사 가운데 이익 기여도는 가장 큰 편이다.

하지만 경쟁 금융지주들과 비교하면 우리카드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하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5천721억원을, KB국민카드는 4천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규모가 크지 않은 하나카드 또한 2천21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을 정도다.

여기에 카드업계 전통 강자인 삼성·현대카드도 각각 6천646억원, 3천14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카드 또한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그간의 관행을 깨고 외부 출신인 진성원 대표를 우리카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권의 다른 관계자는 "우리금융 내부에서도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태에서 제4인뱅 투자에 나선 것은 결국 '카드 구하기' 차원 아니겠냐는 얘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본점

[우리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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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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