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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금가격] 무역전쟁 공포↑…3,300달러 첫 돌파·신고점 경신
(시카고=연합인포맥스) 김 현 통신원 = 금 가격이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사상 처음 3,300달러선을 돌파하고 역대 최고가 기록까지 새로 썼다.
세계 양대 경제 대국 미국과 중국이 폭탄 관세 공방에 이어 강력한 수출 규제로 서로를 옥죄자 무역전쟁 공포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금을 찾는 투자자들이 급증한 때문으로 풀이됐다.
지속적인 달러 약세는 금값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16일(현지시간)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오후 12시30분(미 중부시간) 현재, 6월 인도분 금 선물(GCM25)은 전장 결제가(3,240.40달러) 대비 무려 106.00달러(3.27%) 급등한 트로이온스(1ozt=31.10g)당 3,346.40달러에 거래됐다.
GCM25 기준 금값은 이날 장 중에 3,349.20달러까지 올랐다가 소폭 물러섰다.
금 선물 결제가는 CME가 해당일 오후 12시29분부터 12시30분 사이(미 중부시간) 거래가를 기준으로 산정, 다음날 0시에 공고한다.
GCM25 기준 금값은 최근 5거래일간 약 8%. 올해 들어 지금까지 24% 이상 뛰었다.
금값은 관세 피난처 수요에 힘입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3,000달러 첫 돌파 이정표를 세운 지 단 한 달 만에 3,300달러선까지 넘어섰다.
미국 상무부는 전날,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 H20와 동종업계 AMD의 AI 칩 MI308 등을 중국 수출시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 품목으로 고시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에 "희토류 및 필수 광물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이 전자제품에 고루 쓰이는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내린 데 이어진 것이다.
외환중개업체 FXTM 수석 연구분석가 루크먼 오투누가는 "금은 전반적인 달러 약세와 관세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금값이 3,300달러를 넘어서면서 심리적 요인이 절대적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3,400달러를 넘어 3,500달러, 그 이상까지 오를 수 있으나 차익 실현 흐름이 나타날 수 있고 미·중 무역 협상이 긍정적으로 전개될 경우에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달러 지수는 전일 대비 1.05포인트 낮은 99.17까지 내려갔다. 3년래 최저 수준이다.
달러 가치가 낮을수록 여타 통화 보유자들은 달러로 거래되는 금값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느끼게 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시카고 재계 인사들의 모임인 '시카고 경제 클럽'(ECC) 연설에서 "예상보다 훨씬 높은 관세가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동시에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준의 이중책무(물가 안정·완전 고용) 목표가 충돌하는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사실을 상기하며 "글로벌 외환 시장 변동성이 달러 수요를 급증시킬 경우 달러를 공급할 준비가 전적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별도 행사에서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의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정책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CME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20분 현재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이상 인하할 확률은 71.2%로 반영됐다. 전일 같은 시간 대비 1.2%포인트 낮다.
그러나 연내 2차례(각 25bp) 이상 인하 확률 97.5%는 전일(90.6%) 대비 6.9%포인트 커졌다. 3차례 이상 인하 확률 85.7%와 4차례 이상 인하 확률 56.8%도 전일 수치(66.8%·33.3%)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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