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10배 뛴 상지건설…정치 테마주 '과열 주의보'
증권사 커뮤·유튜브에서 테마주 투자 권유
금감원, 6월까지 특별단속반 운영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이 정도면 조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볼 때마다 상한가를 치네요"
코스닥 상장사 상지건설이 9거래일째 상한가를 기록한 지난 16일 토스증권 커뮤니티가 시끄러워졌다. 이재명 테마주로 묶인 상지건설은 지난 2~16일 중 거래가 정지됐던 10일과 15일을 빼고 연속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아흐레 동안 주가가 3천165원에서 3만3천400원으로 955.2% 폭등한 것이다.
17일에도 20% 이상 올라 주가는 4만원을 돌파했다.
투자 경고·위험 종목인 상지건설에 뚜렷한 호재는 없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267억 원 적자를 보기도 했다. 투자금이 쏠린 이유는 상지건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관계가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뿐이다. 상지건설의 전 사외이사가 이 전 대표의 대통령 선거 캠프에 합류했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정치 테마주 투자를 부추기는 분위기다.
토스증권 커뮤니티 등에는 매수를 추천하는 게시글이나 수익률을 인증을 통해 다른 투자자의 테마주 합류를 권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일례로 한 투자자는 상지건설 수익률 306.9%를 인증하며 9천457만2천5원의 차익을 실현했다는 자랑글을 올렸다.
유튜브에서도 정치 테마주 투자를 권하는 영상이 흔하게 관찰된다. "상지건설 1천750억 풀매수 폭등 많이 남았다, 세력 더 올릴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은 작전세력이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을 갖고 있기에 주가 상승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지건설 외에도 정치 테마주로 인식돼 폭등한 종목이 적지 않다. 자동차 부품 업체 오리엔트정공은 작년 12월 3일 계엄 이후 주가가 1천131원에서 1만3천330원으로 열배 넘게 올랐다. 이 전 대표가 이 회사의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에서 소년공 생활을 했다는 게 그 이유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 조사 결과 범보수 후보 적합도에서 29.6%로 1위를 차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테마주도 등장했다. 전시·문화시설 전문업체 시공테크는 이달 들어 132.8% 치솟았다. 시공테크 최대주주가 한 권한대행과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함께 활동했다는 이유에서다.
후보 적합도 2위를 차지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테마주인 세원물산은 본사가 김 전 장관의 고향인 경북 영천에 있다는 단순한 이유로 지난 8일 상한가를 치는 등 폭등하다가 상승분을 다소 반납했다.
정치 테마주 투자를 부추기는 분위기 속에서 금융당국은 특별단속반을 운영하며 불공정거래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12월에 가동한 정치 테마주 특별단속반을 6월 대통령 선거 때까지 운영할 계획"이라며 "정치 테마주를 상시 감시하며 여러 제보를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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