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키우는 한화세미텍, TC본더 추가 수주 이어갈까

2025.04.1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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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감 키우는 한화세미텍, TC본더 추가 수주 이어갈까

SK하이닉스, 조만간 추가 발주 예정…한미반도체와 경쟁

이달 초 500억 자본확충…"TC본더 포함 여러 투자 집행"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한화그룹의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한화세미텍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의 핵심 장비인 TC본더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달 TC본더 양산에 성공해 핵심 고객사인 SK하이닉스 납품을 성사시킨 데다, 최근 추가 수주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지금과 같은 추세를 이어가 이른 시일 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낼지 주목됐다.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이르면 이달 말 수백억 원 규모의 TC본더를 추가 발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TC본더는 열 압착 방식으로 가공을 완료한 반도체 칩을 회로 기판에 부착하는 장비로, '인공지능(AI) 시대'에 주목받는 고부가 HBM의 수율을 좌우할 만큼 중요도가 높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의 눈이 한화세미텍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 잇달아 SK하이닉스의 물량을 따냈기 때문이다.

한화세미텍은 지난달 14일 SK하이닉스와 210억원 규모(7대)의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포문을 열었다. 지난 2020년 본격적으로 TC본더 개발에 착수한 지 4년여 만에 이뤄낸 구체적인 성과다.

그로부터 2주도 채 안 돼 추가 수주 소식을 알렸다. 지난달 26일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에 210억원 규모의 TC본더를 납품하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두 건 모두 계약기간이 지난달부터 오는 7월까지 3개월여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현재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공급 중"이라며 "단순히 장비를 납품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유지, 보수 같은 관리도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세미텍, SK하이닉스에 HBM TC본더 추가 납품

[출처:한화세미텍]





한화세미텍은 이제 막 TC본더 시장에 진입한 후발주자로, 아직 의미 있는 점유율을 갖추지는 못했다. HBM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고객사(SK하이닉스)로부터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대규모 수주를 위한 토대를 닦았다고 볼 수 있다.

한화세미텍은 현재 SK하이닉스에만 집중하는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 공급체인'에 합류하기 위한 차원이다.

HBM 시장은 AI 수요 급증에 따라 최근 눈에 띄게 성장하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HBM 시장 규모가 지난해 182억 달러에서 내년에 467억 달러로 15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달 체결된 계약을 계기로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 간 굳건했던 동맹에 균열이 생겼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SK하이닉스[000660]의 TC본더 공급망 다각화 움직임에 사실상 솔벤더(독점 공급업체)였던 한미반도체[042700]가 반발하면서다. 한미반도체[042700]는 최근 SK하이닉스에 TC본더 가격 25% 인상을 통보한 데 이어 이천공장의 HBM 생산라인에 파견했던 유지보수 인력을 전원 철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사실상 한미반도체의 TC본더만 써왔다. 한화세미텍 입장에선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상대가 한미반도체인 셈이다. 양 사간 갈등이 심화하면 한화세미텍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한화세미텍은 사업 확장을 위한 총알 마련도 마쳤다. 지난 4일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반도체 장비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 모회사(100%)인 한화비전[489790]이 500억원을 출자해 힘을 실어줬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TC본더를 포함, 현재 집중하고 있는 분야에 여러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며 "인력 충원과 시설 확충 등"이라고 말했다.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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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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