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주간] 한미 관세협상 시작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이번 주(21~25일) 서울외환시장은 여전히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한 추이 변화에 포커스를 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시장에 미칠 파급력 있는 이슈가 새롭게 등장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이미 1,410원대에서 하단을 확인한 상태다.
레벨을 낮출 때마다 저점 결제수요가 탄탄하게 하단을 받치면서 1,400원선을 10원 남짓 앞두고 공방이 꽤 거세다.
1,400원선 부근에선 해외 투자에 나서는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은 물론 대기업들이 지급한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환전 수요도 남아있다.
특히 지난 성금요일부터 이어진 부활절 휴장에서 돌아 온 역외 투자자들이 달러 약세에 따른 숏플레이를 재개할지, 아니면 배당금 역송금에 집중할지가 관건이다.
주목할 점은 한미 관세협상과 함께 미중 간 협상도 물꼬를 틀 수 있을지다.
달러-원 환율이 1,410원대로 저점을 낮추면서 지지선은 1,400원선까지 열려있다.
미국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화할 경우 달러 약세가 추가로 진행될 수도 있다.
다만, 한미 협상이 시작되는 시점이라 조심스러운 양상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
주말 동안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상승했다.
지난 18일 달러-원 1개월물은 1,421.3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7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23.30원) 대비 0.70원 오른 셈이다.
◇한미 관세협상 본격화…日협상 테이블에도 '방위비' 추정
한국과 미국 간 통상 관련 협상이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은 이번주 가장 큰 관심사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는 22∼2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한다.
이번 출장 기간에 최 부총리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만나 금융·외환 관련 이슈 뿐 아니라 최근 한미 간 통상 이슈도 협의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지난 17일 "미국 재무부는 다음 주 최상목 부총리의 G20 회의 방미기간 중 베센트 재무장관과 통상현안 관련 회의를 할 것을 제안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협상 테이블에 방위비 문제가 올라갈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방위비가 포함되면 관세 협상은 더욱 길고, 어려워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일본과의 협상에서 방위비 부담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르면 이번 주에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관세 협상을 위한 일정을 잡고 있다.
한미 협상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온다면 원화 강세가 나타날 수 있겠으나 현재 원화가 처해있는 상황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미중 관세전쟁, 치킨게임 지속…대화의 물꼬는
미국과 중국은 서로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며 치킨게임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3~4주 정도면 중국과의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145%의 관세를 매기데 이어 중국 관련 해운사와 선박 등에 10월 14일부터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고, 백악관 차원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지적에도 나섰다.
중국은 '방울을 단 자가 방울을 떼어야 한다'며 대화의 창을 열어두는 한편,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이번주에 미중 간 무역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가 나올 경우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30위안대에서 약간 하락한 채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 국채금리도 주목…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미 국채 금리 움직임 역시 달러화의 방향을 가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4.59%, 30년물 국채금리는 5.02%를 찍고 내려온 바 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미 국채 투매설은 가라앉았으나 미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는 다소 금이 간 상태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4.33%대, 30년물 금리는 4.80%에서 소폭 지지됐다.
미 국채 수요가 견조해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된다면 달러 약세 기대가 커질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여파로 인플레이션 상승, 경기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에서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파월 해임안이 본격화되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번주에는 미 국채 입찰도 예정돼 있다.
오는 22일에는 미국 2년물 국채입찰이, 23일에는 5년물 입찰이, 24일에는 7년물 국채입찰이 예정돼 있다.
◇이번주 대내외 이벤트는
이번주는 상당수 국가들이 부활절 다음날인 '이스터먼데이'로 휴장한다.
미국은 시장을 열지만 홍콩과 독일, 프랑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의 금융시장은 쉰다.
주초반 역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21일 밤부터는 휴장을 마친 뉴욕증시 흐름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성금요일부터 이어진 연휴로 쉬었던 역외 투자자들이 지난 18일 지급된 삼성전자 배당금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배당금 관련 역송금을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주초반인 오는 21일 오전에는 중국 4월 5년물 대출 우대금리(LPR)가 발표된다.
이 금리는 사실상 중국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데 보통 매월 20일에 발표하지만 휴일일 때는 늦춰지기도 한다.
따라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미국 상호관세 이후 국내 경제여건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이번주에는 미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연달아 예정돼 있다.
오는 22일에는 필립제퍼슨 미 연준 이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오는 23일에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의 연설이 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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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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