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외환분석] 막힌 위아래…시선은 미국에

2025.04.21 07:41

읽는시간 4

URL을 복사했어요
0
[오늘의 외환분석] 막힌 위아래…시선은 미국에



(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달러-원 환율은 1,420원선 안팎에서 출발해 방향성을 탐색하는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미국이 시작한 관세 전쟁으로 인한 탈달러 움직임이 살아있는 반면 1,410원대에서의 하단 인식은 여전하다.

상하단이 막혀 있는 다소 답답한 분위기 속에 시장은 미국발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 이목을 모으는 것은 미국발 관세 전쟁의 추이다.

미국이 영국·호주·한국·일본·인도 등 5개 우방국을 협상 최우선 국가로 지정하고 지난 16일 일본과 첫 협상을 벌였는데 결과가 심상치 않다.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일 무역적자를 제로(0)로 하고 싶다고 말하는 등 전통적인 우방국들에도 예외 없이 강경한 입장인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한미 간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는 오는 24~25일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과 관련해 공세적인 입장을 재차 밝히거나 우리나라를 겨냥한 발언을 할 경우 미국에 대한 신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이 재평가되면서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간밤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비관세 속임수(Non-Tariff Cheating) 8가지를 제시했고 첫 번째로 '환율 조작(Currency Manipulation)'을 꼽았다.

관세 및 수출 보조금 역할을 하는 부가가치세, 원가 이하의 덤핑, 여러 형태의 보조금 등을 함께 거론했는데 관세와 관련한 기존의 강경한 입장이 확인되는 동시에 환율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이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해왔다고 주장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어 만약 우리나라를 콕 집어 환율 문제를 지적할 경우 달러-원 상승 시도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수위 높여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도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비판한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임기 종료'를 언급한 데 이어 백악관은 지난 18일 파월 의장 해임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의 연준 의장 해임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침해 행위가 이어지게 되면 '탈미국' 심리를 재점화해 잠시 주춤한 약달러 흐름이 재개될 수 있다.

한편, 원화 저평가가 심화했다는 시각은 달러-원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원화의 실질실효환율(REER) 지수는 89.3으로 2009년 8월 말(88.9) 이후 가장 낮았다.

실제로 달러-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00원을 웃돌고 있는데 금융 위기 이후 환율이 현재 레벨에 도달했던 때는 지난 2022년 연준이 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했던 때뿐이다.

따라서 현재 원화 가치가 과도하게 낮다는 인식에 따른 달러-원 하락 베팅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다만, 달러-원이 당장 1,400원선을 뚫고 아래로 내려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과 2주 전 1,480원 후반대까지 치솟았다가 가파르게 레벨을 낮춰 단기 저점 심리가 강한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레벨 하락에 따른 결제 수요와 외국인 배당금 및 서학 개미 환전 수요 등이 1,410원대를 단단하게 받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자주 나타나는 위안화 약세에 연동한 원화 약세도 달러-원 하락을 제한할 수 있다.

이처럼 달러-원을 올리고 내릴 '이유'들이 수없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딜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환율이 종잡을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다 보니 잔뼈가 굵은 베테랑 딜러조차도 장세를 판단하기 어려워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시장은 한층 높아진 경계감 속에 다양한 재료들의 경중을 따져가며 방향을 가늠할 전망이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18일 밤 1,421.3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7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23.30원) 대비 0.70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신윤우 기자)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신윤우

신윤우

돈 되는 경제 정보 더 보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