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협상 과정, 美개별종목에 새로운 리스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발표한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 정책 이후 시장의 전반적인 불안감은 다소 진정된 분위기지만 개별 종목은 아직 무역전쟁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CNBC가 20일(미국 현지시각)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무역 협상이 2주째 이어지고 있으나 새로운 합의는 발표되지 않고 시간만 흐르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등 15개국과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주장했지만, 세부적 내용과 일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자산관리회사 서튜이티의 스콧 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아직 아무런 성과도 없다. 협상이 '매우 가까워졌다'고는 하지만 실제 서명된 무역 협정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향후 관세 협상과 관련된 세부 조항이 나오게 되면 미국 증시의 특정 업종이나 개별 기업이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대표적 사례가 엔비디아(NAS:NVDA)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H20 칩의 중국 수출 제한 조치의 충격 속에 주가가 16일에 6.87% 급락했고 17일에도 2.87% 내렸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이 어려워짐에 따라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발생할 손실을 55억 달러로 예상했다.
관세 외에 '불확실한 변수'까지 협상에 포함되면서 개별종목의 리스크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틱톡 매각 등 무역 외적 사안까지 협상에 포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따라서 어떤 종목이 갑자기 큰 변동성을 보일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CNBC는 전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이탈이 예상되는 점도 미국 개별 주식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런스 맥도널드 베어트랩스 리포트 창립자는 "이런 '중단-재개'식 협상은 미국 내 소비자에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글로벌 자금 이탈은 막지 못한다"며 "특히 '매그니피센트 7' 종목에서 빠져나가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1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기업들의 대응도 무역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처럼 올해 실적 전망을 2가지 버전으로 제공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 예측 자체를 피하는 기업들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발표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의 발언이 월가가 간과했던 무역 리스크를 부각시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덤 파커 트라이베리에이트 리서치 CEO는 고객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악화할 때 투자자들은 주식을 서둘러 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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