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프레시, '배송 경쟁 격화·자금부담' 내우외환
롤랩 인수 후 유동성 부담 가중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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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KT[030200]가 최대 주주로 있는 새벽배송 물류업체 '팀프레시'가 유동성 위기로 배송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 개편에 들어간 KT가 적자 기업인 화물운송 자회사 '롤랩' 지분을 팀프레시에 전량 이전하면서 유동성 악화를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3월 롤랩 지분을 매각해 연결 대상에서 제외했다. 인수자 측은 KT가 지분 17.7%를 보유한 팀프레시였다.
KT는 지난 2021년 팀프레시와 합작으로 롤랩을 설립하고, 대형 화주사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AI 기반 운송 플랫폼 '브로캐리'를 출시했다.
당시에는 통신사와 빅테크 기업들이 새벽배송 플랫폼 투자에 열을 올리던 시기로,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물류 사업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다만, 시장 기대와 다르게 롤랩의 실적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롤랩은 출범 이듬해 매출 1천725억원, 당기순손실은 129억원을 기록했다.
2025년까지 5천억 규모의 매출을 목표로 했지만, 매각 이전까지 연 매출은 1천억원 수준으로 누적 순손실이 확대했다.
KT는 지난해 AX 기업으로의 전환과 함께 체질 개선을 위한 '군살 빼기'에 돌입했고, 화물배송 사업도 정리 대상이 됐다.
가장 대표적으로 적자 기업인 롤랩 지분 전량을 팀프레시에 매각했는데 그 이후 팀프레시에서 유동성 문제가 가시화했다.
팀프레시는 지난 2023년과 2024년 각각 541억원과 781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정도로 경영 불안을 겪었다.
내수 침체 속 배송 경쟁이 격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이런 와중에 적자 기업인 롤랩 지분을 가져오면서 자금 부담이 가중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대해 KT 측은 "롤랩 매각 당시 팀프레시 유동성 부담 발생은 확인된 바 없다"면서 "롤랩 매각은 팀프레시 결정 및 의사회 의결을 받은 사항으로 롤랩 인수를 통한 미들마일 및 라스트마일 시너지 창출을 목적으로 추진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팀프레시는 KT와의 합작으로 지난해 초까지 롤랩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었다. 취득원가는 52억원이다.
나머지 80%의 지분을 취득원가로 환산하면 팀프레시가 롤랩 인수에 지급한 금액은 약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팀프레시의 지난 2023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인 229억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팀프레시의 새벽 물류 시장 점유율은 90% 수준으로,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계속될 경우 사업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팀프레시가 투자 유치로 배송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쿠팡과 네이버 등 대형 새벽배송 플랫폼이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상황이라 상황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KT 측은 팀프레시 사태와 관련해 "서비스 중단은 경영진의 의사결정 사항"이라며 "기존 계약에 따라 주주로서의 동의가 필요한 경영 안건에 대한 검토 및 의견 전달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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