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칼럼] 대통령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2025.04.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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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칼럼] 대통령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윤석열 전 대통령 남다른 관심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새 대통령 표심 노린 정책 보단 투자자 위한 공약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해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면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현직 대통령이 신년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사실 증시 개장식은 업계 사람들이 신년 인사를 하며 덕담을 나누는 것이 일종의 관례였던 자리로 일반적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금융당국과 금융권 관계자들이 참석해온 행사였다.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신년 인사회 같은 가벼운 분위기는 사라졌고 삼엄한 경비 속에 개장식이 치러졌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관심이 국내 증시의 저평가 해소에 대한 의지로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간 신년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대통령은 없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9년 4월 거래소의 전신 중 하나인 한국선물거래소 개장식에 참석했을 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중이었던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중심인 코넥스 시장이 개장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개장식에 가지 않았다. 특히, 국립현충원 참배 등은 연초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일정 대신 윤 전 대통령의 개장식 참석은 사실상 첫 대외 일정이었다.

다만, 당시 윤 전 대통령의 방문은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 이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대주주 양도세 완화 등의 정책을 내놓으면서 총선용 방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실제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인 실제 금투세를 폐지하는 성과를 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증시 밸류업' 정책이 이어졌다. 다만 이러한 정책들이 증시 체질 개선 등 주가지수 상승과는 이어지지 않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전한 상황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개장식 방문처럼 그의 금융투자업계 정책 추진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넘어서는 것이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총선용이 아니라고 강조한 공매도 금지는 올해 3월에서야 재개됐다.

공매도 투자를 하는 법인의 공매도 거래 내역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의 가동으로 지난달 우여곡절 끝에 공매도가 재개했지만, 상호관세와 경기침체 공포가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이에 철저하게 시장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증시에 정치가 개입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고위 임원은 "공매도가 재개됐지만 아직도 해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 정책에 대한 신뢰성에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정부의 일관적인 정책 의지가 자본시장 밸류업에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기 대선이 이뤄지는 가운데 야권의 대표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을 재추진하고 임직원과 대주주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불공정 행위를 엄단, 단기차익 실현 환수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다른 예비 후보들은 아직 금융투자업계에 관한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 않지만, 각 정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지면 공약이 명확해질 전망이다.

야권의 핵심 후보 중 한명이 금융투자협회를 찾아 업계의 이야기를 듣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표를 위한 정책보다는 국내 주식 시장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투자자들을 위한 정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증권부 장순환 기자)



이재명 후보,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4.21 uwg806@yna.co.kr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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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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