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폭풍 앞에서 최태원 '한일 경제블록' 꺼내 든 까닭

2025.04.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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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폭풍 앞에서 최태원 '한일 경제블록' 꺼내 든 까닭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일본과의 경제적 협력, 조금 더 크게 이야기하면 콜리전(coalition), 병합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저희도 EU만 한 형태의 이코노미(경제)를 움직일 수 있고, 룰을 강요받지 않고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위치에 올라갈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우원식 국회의장 등을 앞에 두고 유럽연합(EU)과 유사한 '한일 연합'을 제안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한국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면서, '혼자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그 배경이다.

기조연설하는 최태원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 회장은 2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 기조연설에서 이런 제안을 던졌다.

우 의장,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그는 '메가 샌드박스' 등 다양한 해결법을 제시했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역설한 것은 단연 '한일 연합'이었다.

그는 한일 연합이 아세안 등의 국가로 확대되면, EU 못지않은 거대 경제블록이 탄생할 것으로 봤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역사적·정서적 문제에 대해서도 '못할 것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프랑스와 독일 서로 원수 같은 나라가 결국은 이 EU를 시작했던 것을 상기해 보시면 저희도 못 할 것은 없다"고 했다.

최 회장의 이런 '한일 연합' 제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이전부터 꾸준히 한일 연합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지난 2023년 SK 도쿄포럼에서 처음 제안한 뒤, 지난달 대한상의 회장 취임 4주년 기자 간담회 등에서도 언급했다.

이번엔 주요 정당 국회의원을 한데 모아놓고 한일 연합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하게 역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한국 경제가 그만큼 위태롭다는 위기의식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됐다. 한국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 기조까지 확대되며, '더 이상 혼자서는 어렵다'고 판단한 데에서 출발했다.

그는 한국이 경제 규모가 작고 독립적인 경제 모델을 가지고 있어, 보호무역주의로 계속해서 바뀌는 세계 경제 질서에 살아남기 힘들다고 봤다.

한일연합은 최태원 회장의 오랜 지론이지만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게 될 경우 선택지로 떠오를 경제 블록화와도 통한다는 측면에서 예사롭지 않다.

최근 한일중 3국 통상장관이 만나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논의했다는 사실도 최 회장의 제안이 이전과는 다른 무게를 갖는 부분이다.

지난달 30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 왕 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 등은 '제13차 한일중 경제통상장관회의'를 위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만났다.

3국 장관은 이 자리에서 역내·글로벌 경제의 번영과 안정을 위한 협력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고 경제·통상 분야의 협력을 지속해서 확대하기로 했다.

e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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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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