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DN오토모티브 리포트는 한국 내 숨겨진 보석 중 하나를 보여주려고 썼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에서 숨은 보석을 발굴해나갈 계획입니다."
미국 행동주의 자산운용사 블루오카캐피탈을 창립한 소렌 안달은 2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주식, 특히 중소형주를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외국인 투자자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탄탄한 중견·중소기업이 많다는 의견이다.
◇ "한국 증시 낙관적…중소형株 디스카운트"
미국 명문 시카고대학교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소렌 안달 창립자는 로펌에서 글로벌 인수합병(M&A)을 담당하다가 금융투자업계로 뛰어든 엘리트 법조인 출신이다.
변호사 출신다운 논증으로 미국 상장사에 관한 날카로운 리포트를 쏟아낸 그가 처음으로 분석한 한국 기업은 코스닥 상장사 이오플로우다. 미국 법원 문서를 분석해 이오플로우 호재를 예상한 그는 한국 시장에 숨겨진 기회가 많다는 판단하에 DN솔루션즈를 분할 상장하려는 DN오토모티브를 심층 분석했고, 이 회사 매수 포지션을 공개적으로 알려 눈길을 끌었다.
"지금은 한국 시장에 매우 흥미로운 시점입니다. 주주 중심 개혁을 시작하며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킨 수년 전의 일본과 현재의 한국은 닮았습니다. 야구로 따지자면 경기 초반이지만, 뭔가 좋은 일이 시작되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안달 창립자는 한국에 뛰어난 기업이 많은 데다 밸류업 프로그램 같은 제도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희소식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는 작지만, 탄탄한 중견·중소 기업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업이 진입 장벽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세계 시장에 잘 알려진 한국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가 상당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적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DN오토…분할 상장 뒤 주가 상승 전망"
한국인을 채용해 한국어 공시를 분석하는 블루오카캐피탈이 꽂힌 기업은 코스피 상장사 DN오토모티브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DN오토보티브는 오는 5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작기계 사업부 DN솔루션즈를 분할 상장할 계획이다. 소렌 안달은 올해 최대 IPO 중 하나가 될 이번 상장이 큰 투자 기회라고 평가했다.
"DN솔루션즈는 한국 최대 공작기계 제조업체로, 경쟁사와 비슷한 가치로 상장되면 (DN오토모티브) 주주가치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마침 공작기계 산업이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DN솔루션스가 다른 회사와 비슷한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면 시가총액 5~6조 원이 가능합니다."
DN오토모티브의 주력 사업에 대해서도 소렌 안달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방진 시스템인 VMS 사업이 전기차 시장 확장과 함께 커질 전망인 데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 사업도 유망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DN오토보티브를 '숨은 보석'이라고 촌평했다.
블루오카캐피탈은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서 숨겨진 중소형 보석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한국 정치권이 투자자 친화적 개혁에 관심을 쏟는 만큼 6월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권리를 강화할 조처가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블루오카는 외국인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한국 시장을 기대하며 더 많은 리포트를 공유할 예정이다.
"한국 투자자는 미국 주식시장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투자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활발히 토론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한 열린 분위기, 행동주의자와 일반 투자자 간의 이해관계 일치는 한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