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이틀째 동반 랠리를 이어갔다. 나스닥은 연속으로 2%가 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미국이 중국에 유화적 입장을 보인 데 이어 대중(對中) 관세를 절반 이상 인하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주가는 치솟았다. 다만 미국이 대중 관세를 일방적으로 내리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전해지면서 오름폭은 상당 부분 축소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관세를 인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중국으로부터 아무런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채 관세 인하를 검토하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채가격은 이틀 연속으로 단기물은 내리고 장기물은 오르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수익률곡선은 연속으로 평탄해졌다.(커브 플래트닝)
다만 모든 구간에서 국채금리는 오전 장 초반 이후 급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미국 정부가 대중국 관세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외신 보도에 무역긴장이 완화된 가운데 미국의 민간경기 지표에선 제조업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졌다는 신호가 나타난 영향이다.
달러화 가치는 2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중국 관세 인하 검토 보도에 미국의 제조업 물가 상승압력이 강해졌다는 소식이 겹치면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9대 후반까지 올라섰다.
유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면서 하락했다. 최근 안전통화로 부각된 엔과 스위스프랑은 달러 대비 1% 이상의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2% 넘게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6월부터 원유 증산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소식에 공급 부담이 유가를 눌렀다.
이날 한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된 관세를 약 50%에서 65%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145%인 대중 관세를 절반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후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과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우리는 그것이 실현될 것이라고 낙관한다"면서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인하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1.4로 전달에 비해 3.0포인트 하락했다. 2개월 만의 최저치로, 시장 예상치(52.8)를 밑돌았다.
반면 제조업 PMI는 50.7로 전달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49.5로 하락했을 것으로 점쳤으나 반대 결과가 나왔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친 합성 PMI는 51.2로 전달에 비해 2.3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2023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성 PMI의 하위지수 중 하나인 가격지수는 55.2로 전달에 비해 1.7포인트 높아지면서 13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조업 가격지수는 29개월 만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9.59포인트(1.07%) 상승한 39,606.5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8.10포인트(1.67%) 뛴 5,375.86, 나스닥종합지수는 407.63포인트(2.50%) 급등한 16,708.05에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증시는 아시아장에서부터 시작된 강세 흐름을 마감까지 이어 나갔다.
트럼프는 전날 오후 "파월을 해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파월이 (금리) 인하 계획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대해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중국과 합의에 도달할 것이고 중국을 대상으로 한 관세도 결국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이처럼 유화적으로 돌아서면서 증시는 강세로 화답했다.
장 중 트럼프가 대중 관세를 50~65%까지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주가지수는 오름폭을 더 늘렸다. 나스닥 지수는 한 때 상승폭이 4.47%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대중 관세를 인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 전해지면서 주가지수는 상승분을 대거 토해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과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우리는 그것이 실현될 것이라고 낙관한다"면서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인하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이날 트럼프가 대중 관세를 일방적으로 완화하겠다고 제안했는지 질문을 받자 묻는 말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글로벌트인베스트먼트의 키스 뷰캐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조금이라도 진정되는 것은 시장이 간절히 바라던바"라며 "시장은 안도감을 느끼고 있으나 아직 최종 단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이퍼샌들러는 "트럼프가 '해방의 날' 이전에 시행했던 20% 관세를 제외한 모든 관세를 철회한다면 트럼프도 관세 정책을 대폭 축소하고 싶어 한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 단기 휴전을 맺는 가운데 대중 관세율은 145%보다는 훨씬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이라는 브랜드를 해치고 있으며 신뢰성에 흠을 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미국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창립자는 이날 "우리의 문화, 재정적 강점, 군사력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단순한 나라 그 이상으로 부상했고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에게 미국은 하나의 이상이었다"며 트럼프가 지금 그 브랜드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와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올랐다. 기술은 2.9% 급등했고 임의소비재와 통신서비스도 2%대 강세를 보였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모두 상승했다. 아마존과 메타는 4% 넘게 올랐다.
테슬라는 전날 장 마감 후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이날 5.37% 뛰었다. 관세 여파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 대한 비판으로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으나 어느 정도 불확실성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매수세를 자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 급등했다.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강세를 보인 가운데 브로드컴과 TSMC, AMD, Arm, 인텔은 5% 안팎으로 튀어 올랐다.
멕시코 증시에 상장된 종목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날도 2% 가까이 올랐다. 미국과 멕시코 간 관세 협상이 결국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1분기 순손실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주가가 6%가량 급등했다. 보잉은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737 맥스 기종의 생산 확대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미국의 민간 경기는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후퇴했다. 특히 서비스업 경기의 확장세가 큰 폭으로 둔화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4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1.4로 전달 확정치 54.4보다 3.0포인트 내려갔다.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PMI 예비치는 50.7로 전달 확정치 50.2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2개월 만에 가장 높지만 50.0(변동 없음) 수준의 미미한 확장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41.1%까지 올라갔다. 전날 마감 무렵 대비 10%포인트나 상승했다. 25bp 인하 확률은 55.5%로 전날 63.1% 대비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0.20bp 하락한 4.388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8610%로 같은 기간 5.30bp 높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8320%로 4.80bp 낮아졌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58.2bp에서 52.7bp로 축소됐다. 이틀째 스프레드가 좁혀졌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을 해임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여파에 장기물 중심의 강세로 뉴욕 장에 진입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뉴욕증시 개장 직후에는 4.2470%까지 하락, 지난 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곧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대략 50~65%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와 금융정보업체 S&P 글로벌의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가 연달아 이어지자 국채금리는 일제히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51.4로 전달에 비해 3.0포인트 하락했다. 2개월 만의 최저치로, 시장 예상치(52.8)를 밑돌았다.
반면 제조업 PMI는 50.7로 전달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49.5로 하락했을 것으로 점쳤으나 반대 결과가 나왔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친 합성 PMI는 51.2로 전달에 비해 2.3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2023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PMI가 예상과 달린 상승한 점과 함께 하위지수인 가격지수에 관심이 쏠렸다. 합성 PMI의 가격지수는 55.2로 전달에 비해 1.7포인트 높아지면서 13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S&P 글로벌은 특히 제조업에서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졌다면서 제조업 가격지수는 29개월 만의 최고치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S&P 글로벌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압력이 심화하면서 중앙은행에 골칫거리를 만들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앙은행은 약화한 경제를 지탱해야 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PMI에 이어 발표된 지난달 신규주택판매는 급증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3월 신규주택판매 건수는 연율 기준 72만4천건으로, 전달대비 7.4%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68만채)를 웃돌았다.
다만 신규주택판매 호조의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됐다.
산탄데르 US캐피털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 급등과 불확실성 고조로 잠재적 구매자들이 봄에 물러서면서 주택매매의 다음 움직임은 아래쪽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후 미 국채금리는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10년물 금리는 일중 저점 대비 14bp 남짓 뛰어올랐고, 30년물 금리도 비슷한 반등폭을 나타냈다.
오후 들어 실시된 5년물 입찰은 수요가 양호했으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700억달러 규모 5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3.995%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100%에 비해 10.5bp 낮아진 것으로, 작년 9월 이후 최저치다.
응찰률은 2.41배로 전달 2.33배에 비해 높아졌다. 이전 6개월 평균치 2.40배를 약간 웃돌았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1.0bp 하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하 베팅은 약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47분께 연준이 오는 5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3.9%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 92.2%에서 1.7%포인트 상승했다.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31.8%에서 41.2%로 높아졌고, 25bp 인하 가능성은 전장 63.1%에서 55.4%로 낮아졌다. 50bp 인하 가능성은 5.1%에서 3.4%로 하락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3.393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가 141.613엔보다 1.780엔(1.26%) 급등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우리는 일본이 주요 7개국(G-7) 합의를 준수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환율 목표는 없다"고 말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3276달러로 전장 대비 0.00949달러(0.831%)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미국의 협상안을 비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겨냥, "평화 협상에 매우 해롭다"고 비판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에 불만이며, 인내심도 바닥이 났다"고 전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매우 분명한 제안을 했다"며 "이제 그들이 받아들일 때이며 그게 아니라면 미국은 손을 뗄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
달러인덱스는 99.818로 전장 대비 0.838포인트(0.847%) 급등했다.
달러인덱스는 아시아와 런던장에서 그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고, 뉴욕장에 진입해서는 주로 99대 초·중반대에서 움직였다.
달러에 상방 압력을 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를 50~65% 수준으로 인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었다. 미국이 현재 중국을 상대로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하로 줄여준다는 셈이다.
베선트 장관도 이날 "제가 여러 번 말씀했듯이 양측 모두 현재 관세 수준이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양측이 서로 관세를 인하하더라도 놀랍지 않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과 "빅 딜 기회가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만 내리는 일방적인 관세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일방적으로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인덱스는 이러한 발언에 따른 무역 긴장 완화를 반영해 99.904까지 밀려 올라갔다.
모넥스USA의 트레이딩 이사인 헬렌 기븐은 "두 나라 간의 논의 가능성이 생겨 매우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것이 큰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드의 투자 전략 분석가인 로스 메이필드는 "시장은 단기적으로 무역 긴장 완화 가능성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파악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조업 인플레이션 압력 신호도 달러에 강세 압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4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의 가격지수는 55.2로 전달에 비해 1.7포인트 상승했다. 13개월 만의 최고치다. 특히, 제조업 가격지수는 2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이날 공개된 4월 베이지북에서 지난 2월 하순부터 이달 중순 사이에 전반적 경제활동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