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준중형 SUV도 럭셔리가 필요해…제네시스 GV60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차급은 전 세계적으로 대세다. 수요가 많아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하다. 첫차로 이 차급을 고려하는 경우가 상당해, 제조사 입장에서는 평생 고객을 유치하는 역할을 기대하는 실정이다.
사실 이 차급에서는 럭셔리보다 가성비라는 수식어가 흥미를 유발한다. 현대차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여기에서도 시장의 주목을 끌 수 있을까. 그것도 케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겪는 전기차로. 지난 24일 제네시스 GV60을 타면서 확인해봤다. 서울역 부근에서 월드컵 공원을 거쳐 남산 주차장까지 약 90분을 순회했다.
[출처: 이재헌 기자]
제공받은 제네시스 GV60은 3년여 만에 새로 나온 부분 변경 모델이다. 최상위 트림인 '퍼포먼스 AWD(사륜구동)'다. 외장은 세레스블루(무광), 내장은 갤럭시 블랙과 아쿠아 크린 투톤에 풀옵션이다. 정가 기준으로 7천만원이 넘는다.
이 정도 가격대의 준중형 SUV라면 바로 탑승하기보다 외관을 세심히 둘러보게 된다. 스크래치가 잘 나지 않을 것 같은 표면과 단차 또는 이격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깔끔함이 눈에 띈다. 좌석 가죽부터 작은 부품 마감까지 정성을 들인 티가 난다. 시동을 건 이후 기어를 바꾸기 위해 만지는 크리스탈 스피어가 절정이다.
뱅앤올룹슨 사운드와 도어 핸들에 달린 디퓨저, 디지털 미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까지 누릴 수 있는 게 많다. 제네시스라는 이름이 편의성 끝판왕을 대변한다는 인식을 GV60에서도 공감할 수 있다.
[출처: 제네시스]
차량 문을 닫으면 묵직함이 느껴진다. 도로와 차량 내부를 잘 분리했다. 러시아워에 운행한 탓에 도심 소음에 오토바이, 버스 소리가 크지만 잘 묻힌다. 창문을 열었을 때와 아닐 때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 드라이빙의 피로도를 줄여주고 동승자까지 편안해진다. 전기차라서 이 부분은 거의 정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주행 중 크게 체감되는 특징은 확실히 출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제네시스 GV60은 부스트 모드 기준으로 제로백이 4초라고 설명한다. 익숙지 않은 시승차이기 때문에 전방만 집중하다가 계기판을 보면 1~2초 정도만 강하게 밟아도 시속 60킬로미터가 쉽게 넘어간다. 남산의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에서는 주행이 정말 부드러워진다.
제네시스 GV60은 스마트 회생 제동 시스템 3.0을 탑재했다. 전방의 교통 흐름과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회생 제동량을 자동으로 조절, 전기 개선 및 편의를 극대화하는 장치다. 사실 이러한 기능이 있는 줄 몰랐는데, 스쿨존이나 과속방지턱이 많은 내리막길에 들어서면 차가 생각보다 빨리 감속돼 의아함이 있었다. 동승자들이 느끼는 편안함은 올라간다.
[출처: 제네시스]
전기차 소유주라고 했을 때 주는 조금 앞서나간다는 특유의 이미지가 있다. 시승을 마치니 제네시스 GV60이라면 그러한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한층 더 높여줄 순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더불어 현대차 그룹이 제네시스라는 브랜드로 모든 수요를 아우르고 싶어 하는 결과물로 해석됐다. 제네시스 경차가 나오지 않는다면 확실히 제네시스 엔트리 모델의 지위가 굳건해지기 때문이다.
시승이 아니라 잠재 구매자라면 제네시스의 품격을 전시장에서부터 만끽할 수 있다. 소위 말하는 하차감도 많이 높아졌다. 돈을 잘 썼다는 만족감을 주는 브랜드라는 점은 분명하다.
준중형 SUV에 제네시스를 접목했을 때 시너지가 기존 중대형 차종 대비 나은지는 철저하게 개인의 영역이다. 이 때문에 제네시스 GV60은 초기 출시 때도 판매량에서 두각을 보이진 않았다. 가심비가 특히 중요한 모델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준중형 SUV는 전 세계적으로 대세다. 여기에 제네시스가 가세했다. 이 부문에서 럭셔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제네시스 GV60이다.
[출처; 이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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