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美 관세, 車배터리 원가 부담 키워…ESS도 영향 불가피"(종합)
고객사 車 관세 가능성…수요 감소 우려
"유럽 전기차 보조금 '액션 플랜', 실적에 긍정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SDI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관련,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다수의 배터리 소재가 역외 수입돼 원가 부담 증가가 불가피한 데다,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미국 판매 비중이 높아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않다고 했다. 이에 고객과의 협의를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각오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윤태 삼성SDI[006400] 부사장은 25일 '2025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회사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기차 배터리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세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다수의 배터리 소재와 부품이 역외 수입되고 있어 원가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고객사의 전기차 역시 관세 대상이 될 수 있어 차량 가격 상승 및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ESS용 배터리는 직접적인 '관세 영향권'에 든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ESS용은 미국 판매 비중이 높아 미국 외 생산 물량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상태"라며 "관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 고객과 잘 협의해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삼성SDI의 글로벌 사업과 실적에 직간접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건 분명하다는 취지로 풀이됐다.
김 부사장은 "관세가 장기화할 경우 모든 제품 가격의 상승을 유발하고 전반적인 수요 둔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며 "불확실성이 워낙 높으니 당분간 관세정책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고객들과 적절한 대응책을 협의해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SDI는 유럽연합(EU)의 전기차 보조금 '액션 플랜'이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3월 자신의 임기 목표 중 하나로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꼽으며 액션 플랜을 발표, 향후 정책 방향성을 제시했다. 탄소 배출량 규제 일부 완화와 전기차 수요 촉진을 위한 정책 시행 등이 핵심이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차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유럽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세제 혜택(AMPC)과 유사한 배터리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 중인 걸로 안다"며 "독일의 전기차 구매 세제 혜택 확대와 함께 유럽 내 전기차 수요 회복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의 경우 유럽향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라인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우호적 정책의 효과를 충분히 살리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출처:삼성SDI 1분기 실적발표 자료]
삼성SDI는 이날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 1분기에 영업손실 4천341억원, 매출액 3조1천7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익은 적자로 전환했고, 매출액은 34%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 장기화에 따른 배터리 부문의 부진 여파가 컸다. 전자재료 부문이 18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배터리 부문의 영업손실이 4천524억원으로 집계되며 적자 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sjyoo@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