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셀 인 메이(Sell in May)' 격언이 올해 코스피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달 코스피가 관세 협의 상황과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2,600선에 안착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5월, 부력 임계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다음 달 주가수익비율(PER) 확장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 것"이라며 "2분기부터는 관세 영향이 실적에 반영되겠으나, 불확실성을 제어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에서 야기된 불확실성은 상존하겠으나 협상에서 보복으로 급격하게 분위기가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가 진정되고 글로벌 경기 기대감이 살아나진 않더라도 경기민감 대형주들이 안도감에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약세와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 하락도 코스피에 상방 압력을 줄 수 있다. 평가 가치상 역사적 저점에 있다는 인식은 이미 공유되어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와 미국채 10년물 금리 하락 환경은 코스피 상승에 긍정적"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코스피는 펀더멘탈보다는 밸류에이션 상승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관세 부과를 고려할 경우 코스피 영업이익률이 상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보유한 현금을 기반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과 할인율 하락을 통한 주가순자산비율(PBR)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2,600선 안착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분기 중 2,750선을 향해 가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실적에 대해 이미 낮아진 눈높이는 오히려 '어닝 서프라이즈'로 투자자를 자극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중 단기 등락은 비중 확대와 포트폴리오 조절을 위한 기회"라며 "미국 금리·달러 안정과 비미국의 경기 부양 드라이브, 실적 불안심리 진정, 저평가 매력, 연기금 매수 등이 저평가된 대형주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도 다음 달 코스피 예상 레인지를 2,450~2,680선으로 제시했다. 저점을 높여가는 흐름이 그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폭락장 이후 출현했던 V자 반등은 어려워도 저점을 높여가는 흐름이 베이스 경로"라고 설명했다.
특히 관세 정책의 충격을 가늠하기 위해, 내달 중순께까지 발표될 각종 지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원은 "관세의 여진이 중요하다"며 "매크로 측면에서는 4월 고용,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에서 개별 이벤트 결과에 따라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참여자들은 그간 멀티플을 높여 온 방산·조선 등 주도주의 흐름이 지속될지 관심을 두고 있다. 관세 리스크가 잔존하는 만큼, 일종의 '대피 종목'으로 주목받은 주도주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도 엇갈렸다.
박승영 연구원은 "시장은 그간 반도체를 비우고 조선·방산, 헬스케어를 채웠다"며 "두 업종은 대표적인 경기민감주와 성장주로 성격이 다르나 관세 영향에서 비켜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을 통해 관세 불확실성을 줄여나갈 시기"라며 "이들 업종에서 주변으로 선택지를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에 덜 민감한 포트폴리오 전략 구사해야 한다"며 "리스크가 여전한 구간에서 조선·방산 등 관세로부터 방어력 높은 수출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