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에어로 이사회' 대신 '트럼프 주니어 면담' 참석
지난달 30일 오전 비슷한 시간에 진행…두 동생과 트럼프 주니어 찾아
한화에어로, 재작성한 증권신고서 제출…유증 일정 재확정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에 불참하고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의 면담에 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이자 미국 측이 큰 관심을 보이는 방위산업(방산)과 조선 관련 협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는 김 부회장 없이 출석 이사 전원의 만장일치 안성으로 유증 계획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2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오전 7시25분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사회에 불참했다.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에서 전략 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2조3천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관련 주당 배정주식 수와 향후 일정 등 세부 내용을 확정한 자리다. 회사는 금융감독원의 두 번째 정정 요구를 받아들여 재작성한 증권신고서를 공시하기에 앞서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오는 20일 1차 발행가액 산정을 시작으로 다음 달 26일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하게 된다. 7월 초 구주주 및 일반공모 청약을 거쳐 9일 주금납입이 이뤄진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신주 상장 예정일은 오는 7월21일로 잡았다.
이날 이사회엔 전체 9명 중 7명의 이사가 참석했다. 김 부회장과 마이클 쿨터 글로벌 디펜스부문 대표이사가 불참했다. 해당 안건은 출석 이사 전원(7명)의 만장일치 찬성으로 가결됐다.
김 부회장은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의 이사회에 불참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혹은 참석하더라도 표결에 참여하지 않곤 한다.
오너일가이자 주요 임원으로서 상정된 안건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부회장은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임팩트 등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한화오션에선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 중이다.
예컨대 김 부회장은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를 상대로 1조3천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안건을 처리한 이사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신주를 인수하는 주체인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로서,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본인이 해당하는 '임원의 타사 이사 겸직 승인의 건',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부여 대상 및 금액 승인의 건' 등에는 의결권이 없다. 이사회 안건이 여러 개 일 땐 자신과 무관한 내용에만 표결에 참여한다.
하지만 이날 '유상증자 신주발행 변경의 건'은 김 부회장과 직접적으로 연관있는 내용이 아니다. 김 부회장의 출석과 찬반 표결 모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이번 유상증자를 위해 앞서 두 번 개최된 이사회에는 모두 참석했다. 지난 3월29일 이사회에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처음으로 3조6천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추진을 결정했고, 4월8일엔 유상증자 규모를 2조3천억원으로 줄였다. 김 부회장을 비롯한 이사 전원이 두 번 모두 만장일치 찬성으로 가결 처리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방한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한화그룹 김동원 사장(왼쪽), 김동선 부사장(오른쪽)이 30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2025.4.30 lucho@yna.co.kr
다만 이날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 이사회 참석보다 우선순위에 둘 법한 '특별한' 일정이다.
이사회가 진행되던 시간 김 부회장은 두 동생과 함께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오전 8시 면담을 시작해 45분가량 한화와 미국 간 협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미국이 방산과 조선 분야에서 한국에 'SOS'를 치는 등 관심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해 중점적으로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면담은 역삼동 조선 팰리스호텔에서 진행됐다. 물리적 시간이 겹쳐 이사회와 면담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했다. 김 부회장은 이사회의 경우 정족수 충족 등 문제가 없는 데다 트럼프 정부와의 우호적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인 만큼, 면담을 택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 부사장 등 '한화 삼형제'는 트럼프 주니어와의 면담에 온 재계 총수 및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유일하게 동선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들 형제는 외부 노출을 피하기 위해 로비 대신 지하로 입장한 다른 총수들과 달리 면담 후 호텔 1층 스타벅스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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