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에 대만 달러까지…통화당국의 환율 논리 진화할까

2025.05.0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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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에 대만 달러까지…통화당국의 환율 논리 진화할까

환율 하락 전망에 최종 기준금리 1.50% 관측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대만 달러화가 급등하는 등 미국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하면서 국내 통화당국의 환율 논리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 확대와 이에 따른 원화 약세 우려는 국내 금리인하를 막아서는 요인으로 꼽혔는데, 이러한 채권시장 전망에 변화가 일고 있어서다.

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지난 2일과 5일 2거래일간 9% 넘게 급락했다.

이는 미국 달러 대비 대만 달러화의 가치가 급등했다는 의미로, 30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원화와 달러화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변수에 대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 최종 기준금리 1.50% 전망까지

환율이란 제약 요인이 약해지자 최종 기준금리 전망도 재조정되는 분위기다.

씨티는 지난 5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국내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를 종전 2.00%에서 1.50%로 크게 낮췄다.

여기엔 관세 충격과 유가 급락 등에 인플레 압력이 낮아지고, 성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녹아 있다.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싱가포르에서 여러 해외 투자자와 만나 나눈 대화를 토대로 이들의 최종 기준금리 기대가 1.75~2.00%에 형성돼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 채권시장이 반영한 기대보다 대략 한 차례 정도 더 낮은 수준이다.

최근 금리스와프(IRS)와 국채선물 중단기 구간에서 외국인이 대거 매수한 것을

이러한 관측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1.75%를 예상한 참가자들은 한은이 금리인하에 실기했다는 점을 논거로 언급했다.

주택시장 과열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우려에 대해서는 서울 외 주택가격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국내 통화당국은 환율 안정과 이에 따른 인하 가속 기대에 선을 그으며 신중한 기조를 보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달러-원이 이 수준 이제까지 내려온(하향 안정화된) 것이냐는 것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면서 "두 가지가 어느 순간에 바뀌어 버리면 또다시 환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은 환율의 레벨이 아니라 변동성이라며 "(우리나라) 시장 구조가 (선진 시장과)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양방향으로 변동성을 다 본다"고 강조했다.

달러-대만달러(청색)와 달러-원(적색) 추이

연합인포맥스







◇ 금리인하 직후 더 강해진 유로화…환율 논리 진화할까

대만 달러화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17일 금리인하를 단행한 직후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오른 점도 채권시장에서 회자하고 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에다 통화정책이 성장 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유로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러한 시각을 국내에 대입하면 금리인하가 원화에 오히려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ECB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내린 직후 유로화는 더 강해졌다"며 "자산 가격 움직임을 보면 자국 통화 약세를 우려해서 금리인하에 신중한다는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원화 약세가 펼쳐지더라도 관세 부과에 국내 수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를 부정적 요인으로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해지면 관세에 따른 수출 가격 인상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어서다.

외환위기를 겪은 과거와 달리 현재 우리나라는 순대외채권국이라 자본 이탈 위험이 크지 않다는 사실도 금통위 내 환율 논리가 변할 것으로 보는 이유로 꼽힌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 1월 금통위에서 "큰 규모의 대외 순금융자산과 외환보유액 등을 감안할 때 정치 불안이 크게 확대되지 않는 한 국내 요인으로 인한 환율의 급격한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통상적으로 국내 금리 조정에 따른 내외금리차 변동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대외 요인에 비해 작게 분석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로-달러 환율 추이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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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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