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물류 산업 첫 산업 보고서 발간…향후 로보틱스 등 추가 보고서 예고
(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톱티어 벤처캐피탈(VC) 클라이너 퍼킨스가 발간하는 산업 보고서는 권위 있는 보고서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VC들이 보고서를 기다릴 정도다.
2010년부터 발표한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Internet Trends Report)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스타트업이나 VC, 대기업, 정책 입안자들 모두가 참고하는 기술 산업의 바이블 같은 존재가 됐다.
클라이너 퍼킨스는 여전히 자체적으로 시장 트렌드 분석, 파트너 인사이트, 기술 전망 등의 자료를 발표하며 시장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도 클라이너 퍼킨스와 같이 '공부하는 VC'가 부상하고 있다. 비교적 신생 VC인 뮤어우즈벤처스가 최근 물류 산업 리서치 보고서를 발간해 눈길을 끈다.
설립 6년차인 뮤어우즈벤처스는 지난 3월 31일 글로벌 물류 시장의 이해도를 높여 시장 참여자들이 올바른 투자 기회를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물류 리서치 보고서를 발간했다.
뮤어우즈벤처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제목은 '뮤어우즈벤처스 물류리서치 VOL.1(국내 화물운송시장:지입제가 낳은 이중고)'다. 보고서 리서치와 작성은 한찬희 이사와 김민욱 책임이 주도했다. 출자사(LP) 등 주요 이해관계자와 함께 핵심 투자 영역을 함께 스터디하자는 차원에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엔 물류산업의 문제점(Pain Point)과 한국·미국 물류 시장의 현황과 육상운송 구조의 차이, 혁신 기술·사업모델 투자를 통한 육성 운송 문제점 해소 방안 탐색 등의 내용을 담았다.
뮤어우즈벤처스는 국내 화물운송 시장이 높은 물류비로 인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늘고, 낮은 운임으로 화물운송 종사자의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 운송시장에서 고착화한 지입 제도, 화물운송 허가제 등의 제도적 장치에서 형성된 운송 서비스의 다단계 공급구조에서 기인한다고 봤다.
보고서는 미국과 한국 육상운송 시장은 구조적으로 차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개인 사업자의 1인 1차량 체제가 지배적이지만, 미국은 운송 회사가 차량을 보유하고 운전자를 고용하는 기업형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차이로 미국은 운전자 공급 부족, 한국은 다단계 거래로 인한 물류비 상승과 화물 기사의 낮은 운임의 문제점이 대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혁신 물류 기술에 투자해 전통적인 문제점을 혁신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주요 골자다.
국내 VC가 특정 산업의 동향을 파악해 보고서를 발간하는 경우는 드물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 금융지주 계열의 하나벤처스 정도가 VC 관련 통계나 기술·산업 트렌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설립 6년 차 독립계 VC가 산업 트렌드 분석 리서치 보고서를 내는 사례는 거의 찾을 수 없어 유의미하다는 평가다.
뮤어우즈벤처스가 산업 리포트를 준비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그동안 투자한 주요 포트폴리오가 물류 분야인 데다 향후 투자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 판단해 보고서 발간 채비에 나섰다.
뮤어우즈벤처스가 서울과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2020년부터 미들마일 화물 운송에 특화한 글로벌 자율주행 기업들에 초기 투자해 왔다. 글로벌 물류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연관 스타트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직접 지켜봤다.
북미 물류 스타트업 투자에서 얻은 지식이나 노하우를 국내 물류 시장과 비교분석을 통해 이번 보고서에 담았다는 게 뮤어우즈벤처스의 설명이다.
미국의 대형트럭 자율주행 솔루션 스타트업 코디악 로보틱스, 미국 배송용 자율주행 트럭 플랫폼 개발 기업 개틱AI 등이 뮤어우즈벤처스가 베팅한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시리즈A나 시리즈B 등 비교적 초기에 투자한 기업들이다.
2021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 한국 VC로는 유일하게 투자한 코디악 로보틱스의 경우 올해 하반기 뉴욕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개틱AI도 시리즈A, 시리즈B 연속 투자 이후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물류 산업과 관련한 로보틱스 관련 보고서도 준비하고 있다. 향후 뮤어우즈벤처스가 겨냥하는 산업 위주로 매년 보고서를 발간하겠다는 구상이다. (증권부 양용비 기자)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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