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 할 걸 그랬네"…달러 급락에 해외 ETF 수익률 '딴판'

2025.05.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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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헤지 할 걸 그랬네"…달러 급락에 해외 ETF 수익률 '딴판'

스와프 비용 연 2%에도 환율 하락폭 더 커…헤지형 ETF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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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단기간에 100원 이상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면서 같은 기초자산을 추종하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라도 환헤지 여부에 따라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 환율 100원 '뚝'…환헤지 ETF, 환노출형 대비 5%P 이상 선방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380원대에서 거래중이다. 장 초반 1,379.7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9일 기록한 연고점 1,487.60원에서 100원 이상 내린 수준이다. 불과 한 달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이처럼 가파른 달러 가치 하락은 해외 투자 ETF, 그중에서도 환노출형 상품에 투자한 이들에게는 상당한 '환차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 ETF'가 대표적인 사례다. 환노출형인 이 ETF는 연초 대비 5.85% 하락했지만, 환율 변동 위험을 헤지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는 같은 기간 0.51% 하락하는 데 그쳤다.

환헤지라는 안전장치 하나로 약 5.34%포인트의 수익률 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만약 투자자가 지난 4월 환율 고점 부근에서 환노출형 미국 ETF에 투자했다면, 기초자산의 성과와는 별개로 단기간에 상당한 환차손을 떠안게 된 셈이다.

◇ 연 2% 넘는 환헤지 비용…"그래도 지금은 헤지가 유리"

환헤지에는 비용이 수반된다.

현재 1년 만기 달러-원 외환(FX) 스와프포인트가 -29.10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현재 환율 기준으로 연간 약 2.1%의 환헤지 비용이 발생한다. 이는 투자자가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는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처럼 단기간에 환율이 헤지 비용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하락할 경우 환헤지형 상품의 투자 매력은 오히려 부각된다.

투자자금도 환헤지형 ETF로 몰리는 추세다. 앞서 언급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의 경우 순자산이 2조 원을 넘어선 반면, 환노출형 상품의 순자산은 1천억 원 수준에 그친다.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ETF 중 'KODEX 미국S&P500(H)', 'KODEX 미국나스닥100(H)' 등 환헤지형 ETF 2종의 순자산 역시 최근 합산 1조 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국민연금도 '헤지 잘했네'…선제 위험관리 빛났다

환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대규모 해외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에게도 해당된다.

국내 최대 기관 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 역시 올해 초 달러 강세 국면에서 '전략적 환헤지'를 통해 환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이는 달러-원 환율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을 때 미래의 환율 하락에 따른 해외자산 평가손실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처음 단행될 당시,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을 억누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최근 달러 가치가 5% 이상 급락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만약 헤지가 없었다면 4천80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자산에서 30조 원이 넘는 막대한 평가 손실이 발생했을 수 있지만, 선제적인 헤지 덕분에 이를 방어했다.

한국은행 또한 연금 환헤지를 두고 헤지의 본질이 '위험관리'에 있고 환차익을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율 변동으로부터 보호하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원 환율의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해외 투자 시 환헤지형 상품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말까지 달러-원 환율이 현 수준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현재 시점에서 해외 ETF에 투자한다면 환헤지형 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달러-원 추이

연합인포맥스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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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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