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만큼 올랐다"…현지에서 본 대만 환율·증시
"오를 만큼 올랐다"…현지에서 본 대만 환율·증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대만달러 급등에 주목하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통화가치가 충분히 올랐고,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부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연합인포맥스 아시아주요국 외환시세(화면번호 6412)에 따르면 달러-대만달러 환율이 지난 2일(-4.37%)과 5일(-5.03%) 등 2영업일간 폭락했다. 지난달 말에 달러당 32대만달러선에서 움직였던 환율이 5일 장중 한때 28대만달러대로 추락했다.
대만달러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크게 뛴 것은 대만이 미국의 통화가치 절상 압박을 수용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다만 급격한 환율 변동성을 진정시키려는 당국이 이러한 기대감을 잠재우려 노력한 결과, 환율은 6일과 7일에 반등하며 다시 30대만달러선을 웃돌았다.
현지에선 역대급 환율 변동성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2023년 2월 29대만달러 수준이었던 환율이 올해 4월 33대만달러까지 오르기까지 2년이 넘게 걸렸는데, 이 상승분을 1개월도 안 돼 모두 반납했기 때문이다.
린치차오 궈타이스화은행 연구원은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모두들 증시 폭락을 우려하며 환율이 34~35대만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을 분석했다"며 시장 형세가 지나치게 빠르게 반전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만달러가 오를 만큼 올랐다고 진단했다. 린 연구원은 "대만달러가 올해 오를 여력을 2일과 5일에 소진했다고 본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리지 않는다면 달러-대만달러가 크게 추가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대만달러 강세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대만증시를 찾았다.
용펑선물 출신의 린한웨이 연구원은 "대만달러 강세로 외국인 자금이 돌아왔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연일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달러 강세 수혜주로는 항공·여행이 꼽혔다. 대만인 입장에서 자국 통화가 강해지면 해외여행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름 성수기까지 겹치는 상황이라 항공업·여행업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대만달러 강세가 대만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기적으론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 유입이 대만 주가지수를 밀어올릴 수는 있지만, 대만달러 강세 장기화가 주요 수출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대만매체 왕더푸리는 "특히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전자산업 비중이 큰 대만증시 구조상 통화가치 절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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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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