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사상 최초 국부펀드 초읽기…배경과 투자 성격은

2025.05.0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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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역사상 최초 국부펀드 초읽기…배경과 투자 성격은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역사상 연방 정부 차원의 국부펀드가 처음으로 설립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부펀드의 설립 배경과 투자 성격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백악관은 7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가 국부펀드의 설립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면서도 "행정부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를 보호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부응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계속해서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부펀드는 국가 정부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투자 펀드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국가 차원의 국부펀드를 보유하지 않았다. 미국은 무역수지 흑자국이 아니고, 원유와 가스 같은 원자재 수입국이기도 하므로 고전적인 국부펀드를 설립할 재정적 기반이 부족한 편이다. 노르웨이나 중동, 중국 등은 모두 흑자 재정을 바탕으로 국부펀드를 운용한다.

미국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는 일반적으로 국부펀드를 민간 시장 중심의 경제 철학에 어긋난다고 바라보는 편이었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연장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국부펀드 설립 계획을 세운 것은 중국 등의 국부펀드 모델에 도전하는 미국식 전략 투자 기금이 세워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특히, 이날 백악관 성명서에서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 안보의 보호'를 강조한 것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연방 정부의 국부펀드는 미국의 전략 산업을 육성하고 보호하는 성격을 띨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발간한 전략 보고서에서 반도체, 인공지능, 희소금속 등이 국가 경제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 말기에 나온 보고서지만, 미국 정부의 해당 기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국부펀드는 단순한 수익성보다 자국의 전략 산업 발전을 위해 관련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비슷한 예로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국부펀드를 들 수 있다.

비피아이프랑스(Bpifrance)는 프랑스 정부가 소유한 공공 투자은행으로, 자국의 핵심 산업을 지원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UAE의 3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무바달라는 자국의 경제 다각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에너지, 항공우주, 기술,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장기적으로 투자한다.

전략 산업 육성 이외에도 외국 자본을 견제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이 포함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서명한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 각서에서 "중국을 포함한 특정 적대국은 전략 산업에서 최첨단 기술과 지식재산권,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기업과 자산에 대한 투자를 체계적으로 지시하고 촉진한다"고 지적했었다.

중국이 군, 정보기관, 기타 안보 기구를 개발하고 현대화하기 위해 미국 자본을 갈수록 이용하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다.

당시 각서에는 미국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포함한 모든 필요한 법적 도구를 이용해 중국 관련 개인과 기업이 미국 기술, 핵심 기반 시설, 의료, 농업, 에너지, 원자재나 기타 전략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트럼프 행정부 경제 주권 기조에 따라 국부펀드가 외국 자본의 기술 인수를 막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새로운 국부펀드가 외국 자본, 특히 중국으로부터 미국의 핵심 기술과 자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상무부 전략 보고서 일부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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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욱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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