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달러-원 전망치 30원 하향…4분기 1,380원 예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한국투자증권이 달러-원 환율의 빠르고 가파른 하락을 예상하며 올해 4분기까지의 분기별 환율 전망치를 30원씩 하향 조정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대만달러화 초강세의 영향으로 달러-원이 저항이 심할 것으로 예상했던 1,400원을 한 번에 뚫고 내려갔다"며 "단기 되돌림이 예상되지만 추세가 아래로 바뀐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까지 하단을 낮춰갈 텐데 기존 예상 경로보다 하락 속도는 더 빠르고 폭은 가파를 것"이라며 분기 평균 레벨을 기존 전망치에서 30원씩 낮춰잡았다.
2분기 평균 전망치는 1,430원에서 1,400원으로 낮아졌고 3분기와 4분기 평균 전망치도 각각 1,370원과 1,380원으로 30원씩 내렸다.
달러-원은 지난 7일 연휴 기간 중 대만달러화 강세를 반영해 급락 출발했고 장중 낙폭을 축소했으나 결국 정규장을 1,398원에서 마쳤다. 작년 11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1,400원선 아래에서 거래를 끝냈다.
달러-원은 전날에도 1,400원을 밑돌았고 이날 오후 1,400원에 소폭 못 미치는 레벨에서 움직이고 있다.
문 연구원은 "추가적인 하락폭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단기적으론 1,400원을 중심으로 회귀하려는 압력이 보이고 달러화 방향성도 모호하다"면서 "당분간은 1,400원을 중심으로 1,350~1,450원 레인지 등락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문 연구원은 "미국 주도의 다자간 환율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변형된 형태의 인위적인 환율 통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했을 때 제2의 플라자 합의로 볼 수 있는 '마러라고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플라자 합의는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주요 5개국의 다자간 환율 합의로 1985년에 이뤄졌는데 미국의 과도한 쌍둥이 적자와 달러화 고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약달러를 유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는 "원화가 상당 기간 상당폭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원화 평가 절상을 요구할 경우 달러-원 낙폭이 최소 10% 이상 급격하게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율이 어떤 레벨까지 내려가야 적정한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은 없으므로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환율이 조정되는 것을 목표로 삼겠지만 시장의 쏠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문 연구원의 생각이다.
그는 "미국의 경기 침체나 신뢰도 추락으로 달러화가 급락하거나, 대만처럼 원화 절상 용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쏠림으로 이어질 경우 달러-원 급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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