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초유의 후보교체에 당내서도 비판…"한밤의 쿠데타, 부끄럽다"

2025.05.10 09:49

읽는시간 4

URL을 복사했어요
0
국힘 초유의 후보교체에 당내서도 비판…"한밤의 쿠데타, 부끄럽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간밤 국민의힘이 단행한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를 두고 당내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김문수 후보 측은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며 초강수 대응을 예고했고,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은 '한밤의 쿠데타'라며 강도 높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김 후보의 최측근 인사인 차명진 전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의 후보 교체는 심각한 절차적 하자가 있는 책동이다. 후보 교체 무효 가처분신청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 전 의원은 후보 교체 과정의 절차상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새벽 3시에 그것도 딱 한 시간 동안만 대선 출마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은 점, 한덕수만 사전에 밀지를 받고 창구 앞에서 대기해 등록한 점도 문제"라며 "당 지도부는 단일화 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후보 자격을 박탈했지만, 김문수 후보는 그 시간에도 단일화 협상을 진행했다. 무소속이었던 한덕수를 입당시켜 공식적이고 적법한 절차도 없이 당 후보로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차 전 의원은 "법원은 이처럼 심각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채권자(가처분 신청자) 손을 들어준다"며 가처분 신청을 하면 김 후보가 무조건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더 이상 땜빵으론 견딜 수 없으니 밑바닥부터 대청소해 이번 기회에 보수를 다시 세우자"며 "어차피 당에 망조가 들었기에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하자. 받은 만큼 되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과 한동훈 전 당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나경원 의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당 지도부는 당원들과 국민들이 잠든 한밤중에 기습 쿠데타처럼 민주적으로 정당하게 선출된 후보를 취소시키고, 사실상 새 후보를 추대하는 막장극을 자행하고 있다"고 썼다.

안 의원은 "21세기 대명천지에 비상계엄과 대선후보 교체 쿠데타로 당을 폭망시켜서는 안 된다"라며 "지금이라도 지금까지의 경선 과정을 인정하고, 정상적인 후보 단일화 과정으로 돌아가게 해주십시오"라고 했다.

한동훈 전 당 대표는 "국민의힘 친윤들이 새벽 3시에 친윤이 미는 1명을 당으로 데려와 '날치기'로 단독 입후보시켰다"며 "직전에 기습 공고하여 다른 사람 입후보를 물리적으로도 막았다. 북한도 이렇게는 안 한다"라고 썼다.

한 전 대표는 "설령 경선에서 선출된 후보를 교체할 사정이 생겼다 가정하더라도, 다른 경선참여자들을 배제하고 왜 당원도 아닌 '특정인 한덕수'로 콕 찍어서 교체해야 하는 건지 설명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비공개 샘플링한 여론조사 때문이라는 변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그냥 친윤들 입맛대로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억지로 한덕수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내면 국민에게 표를 얼마나 받을 것 같나"라며 "친윤들이 그걸 모르겠나. 친윤들은 자기 기득권 연명을 바랄 뿐, 승리에는 애당초 관심 없었다"라고 직격했다.

홍 전 시장은 "한 놈이 계엄으로 자폭하더니, 두 놈이 후보 강제 교체로 파이널 자폭을 하는구나"라며 "이로써 한국 보수 레밍 정당은 소멸하여 없어지고 이준석만 남는구나"고 적었다.

나경원 의원은 "끝끝내...참담하다.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이것은 내가 알고 사랑하는 우리 국민의힘의 모습이 아니다"고 썼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이번 후보 교체가 원내 다수의 힘을 남용한 무력 찬탈이라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조경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이 잠든 새벽 시각, 국민의힘은 불과 국회의원 62명의 찬성을 빌미로 수십만 명의 책임당원과 국민이 참여하여 민주적으로 선출한 대통령 후보를 전격 취소했다"며 "이는 명백히 대국민 사기극이며 쿠데타다. 특정 세력의 원내 다수의 힘을 바탕으로 한 무력 찬탈 행위"라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갖가지 꼼수까지 동원하면서 정식 절차를 통해 선출한 후보를 일방적으로 교체하는 건 정당사에 남을 치욕적 장면"이라고 썼다.

박 의원은 후보 등록 신청 시간이 새벽 3~4시인 점을 들며 "누가 봐도 미리 준비하고 있던 한덕수 후보를 위한 규정"이라며 "우리 당 당규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신청 시간이 규정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건 우리 당원들이 단일화에 동의한 것이지 불명확한 절차를 명분으로 후보를 교체하는 것까지 동의한 건 아니다"며 "이번 '심야의 한덕수 추대'는 우리 당의 도덕성과 상식의 눈높이가 얼마나 국민의 그것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끄러운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역시 "선거에 연속으로 이긴 당 대표를 생짜로 모욕줘서 쫓아낸 것을 반성할 것은 기대도 안 했지만, 사과할 것을검토할 의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끄러운 줄은 아는가 했다"며 "그런데 대선 후보를 놓고 동종 전과를 또 쌓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도 대표나 후보 내쫓기로는 이제 전과 4범"이라며 "김문수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이쯤 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를 밀어주기로 밀약이라도 한 것이 아닌지 궁금해진다"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새벽 비상대책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동시에 열어 대통령 선출 절차 심의 요구, 김 후보 선출 취소, 한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 등 안건을 의결했다.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앞서 이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다만 후보 신청 등록 시간은 이날 오전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이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 당원을 대상으로 후보 재선출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11일 전국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를 지명할 방침이다.







jsje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지서

정지서

돈 되는 경제 정보 더 보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