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화해 드라마와 킹달러 귀환 조짐

2025.05.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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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우의 외환분석] 화해 드라마와 킹달러 귀환 조짐



(서울=연합인포맥스) 13일 달러-원 환율은 가파른 상승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미국이 관세전쟁의 최대 교전국인 중국과 상호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완연한 달러화 강세 흐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양국은 지난 10~11일 스위스에서 벌인 고위급 협상 결과를 발표했는데 상호관세를 115%포인트(p) 인하하기로 한 것이 골자다.

이로써 145%였던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율은 30%로 낮아졌고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25%에서 10%로 하향 조정됐다.

추가 협상을 벌일 90일간의 휴전이지만 시장은 이를 기대 이상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듯 관세율을 대폭 인상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완고함을 봤기 때문이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대중국 관세는 80% 정도가 적절하다고 언급해 세율이 이처럼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양국이 고집을 꺾고 실리를 찾기로 하면서 화해의 드라마가 펼쳐지자 달러화는 주요 통화에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 합의를 큰 성과로 평가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번 주말에 통화할 수도 있다고 언급해 화해 무드를 확인해줬다.

이에 달러 인덱스는 100선에 겨우 안착한 지 이틀 만에 102를 눈앞에 두는 수준까지 뛰었고, 달러-원 환율은 야간 연장 시간대 거래에서 1,426원까지 뛰었다.

미중 합의가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해 달러-원 하락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강한 달러화 상승세에 끌려가는 모습이다.

협상 결과 발표 이후 위안화는 달러화에 상승했으나 최근 급등해 원화 강세를 촉발했던 대만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보인 것도 글로벌 달러화 상승 분위기가 뚜렷한 상황임을 시사한다.

이런 모습은 미국의 다소 '비이성적' 행동에 대한 실망과 그에 따른 탈미국 현상을 되돌리는 '킹달러 귀환'의 서막일 수 있다.

따라서 달러-원은 이날 갭 상승세로 출발한 뒤 상승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 국채 금리는 단기물 중심으로 가파르게 뛰었는데 이 역시 강달러 흐름을 뒷받침한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지위 회복이나 미국채 금리 상승, 경기 둔화 우려 감소 등 어떤 레토릭으로든 강달러 흐름이 우세한 분위기다.

다만, 달러-원은 장중 하락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달러-원이 1,379.70원까지 밀린 것이 불과 4거래일 전이다. 단기간에 30원 이상 가파르게 오르는 데 따른 고점 부담에 되돌림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달러-원은 안정적인 레인지에 안착하지 못하고 상하단을 계속 탐색하고 있어 상승 출발한 뒤 오름폭을 대거 반납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원화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위안화도 강세 흐름이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7.20위안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종가 기준으로 작년 11월 이후 최저 레벨이다.

아울러 미중 간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관세율 인하는 90일이라는 유예기간이 있는 조건부 합의로 이 기간에 유의미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다시 긴장 국면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또 달러 인덱스도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으나 연초에 110에 도달했던 것에 비하면 제한적인 상승세다.

킹달러 지위의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강세를 반길지도 미지수다.

양국은 이번에 환율 논의를 하지 않았는데 미국이 달러화 평가 절하를 바라고 있으므로 향후 협상 과정에서 달러화 절하, 위안화 절상에 대한 협의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여건은 달러-원이 레벨을 크게 높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급 측면에서는 꾸준한 해외 투자 환전 수요가 달러-원을 떠받칠 수 있다.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에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역시 달러-원 상승 압력을 가중한다.

반면 가파른 상승세로 레벨이 높아져 수출 업체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달러-원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밤 1,412.4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3.1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02.40원) 대비 13.10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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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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