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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합의] 치킨게임 종료 기대에 튀어 오른 달러-원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대폭 낮추고, 유예하기로 합의한다는 발표에 달러-원 환율이 급격히 반등했다.
앞서 미중 관세 합의가 이뤄질 경우 위안화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봤던 시장 예상과 달리 달러화 강세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튀어 올랐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7일 장중 1,379.70원까지 저점을 낮춘 후 1,400원선 부근에 머무르다 전일 정규장 마감 이후 야간 연장 거래에서 17.00원 급등한 1,417.00원에 마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미중 관세 합의 소식에 달러화가 급등한 배경으로 미국 증시 급등에 따른 달러 강세 기대와 해외주식 매수세, 위안화 강세 기대로 쌓여있던 숏포지션 커버 등을 꼽았다.
◇미중, 예상넘는 파격 합의…美중시 랠리에 달러매수 탄력
미국과 중국의 합의가 시장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이뤄지자 시장 심리는 안도를 넘어 환호에 가까운 분위기를 나타냈다.
미 증시는 랠리를 보였다. 해외주식 투자를 위한 국내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달러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는 여건이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평소보다 해외주식 투자를 위한 환전 수요가 많았다"고 말했다.
아시아장에서 미중 합의를 앞두고 나스닥, S&P500지수 선물은 1%를 넘는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후 S&P500 지수선물은 3.29%, 나스닥 지수 선물은 4.33%대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에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하락세에서 조금씩 돌아섰다. 정규장은 1,402.40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마감 직후 달러-원은 20원 가까이 급등했다.
전일 정규장 마감 이후 발표된 미중 합의가 치킨게임으로 치닫던 양국의 파격적인 화해 무드로 미 증시 급등 기대는 더욱 커졌다.
미국의 대중관세는 145%로, 중국의 대미 관세는 125%로 치솟으면서 악화일로로 치달았던 관세율은 각각 30%, 10%로 대폭 조정됐다.
트럼프 정부는 전세계 공통으로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합쳐 30%의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 중국은 10% 상호관세를 미국산 제품에 매기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미중 관세 적용은 90일 유예 기간 동안 적용되고, 이 기간 안에 후속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미중 관세 합의 소식이 전해진 후 뉴욕증시는 랠리를 펼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8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26%, 나스닥종합지수는 4.35% 급등했다.
달러인덱스도 한때 101.97까지 치솟아 서울환시에서도 달러 매수가 탄력을 받았다.
◇위안화 강세 기대에서 달러 강세로 중심 이동
달러-원 환율이 예상과 달리 반등한 배경에는 기존의 달러 약세 기대도 한 몫했다.
서울환시는 미중 합의에 앞서 위안화 강세, 달러 약세 기대를 반영하고 있었다.
위안화 강세가 기대가 불거진 것은 5월 연휴 휴장 기간 동안 대만달러가 급격히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미중 관세 합의가 이뤄질 경우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환헤지 물량에 지난 5일 장중 28.78대만달러까지 급락했다.
당시 대만달러 강세 기대에 달러-원 환율도 연동되면서 서울환시는 달러 약세 직격탄을 맞았다.
이같은 충격은 미중 합의시 위안화 강세와 함께 달러-원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관세 합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자 환시 참가자들은 종전의 위안화 강세 기대를 접고, 달러 강세 기대로 돌아섰다.
미중 화해에 따른 미 주가지수 선물과 증시 랠리의 폭이 컸고, 달러인덱스 상승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19위안대로 하락했으나 달러인덱스가 101대로 가파르게 오르면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그동안의 숏포지션을 정리하고, 빠르게 달러 강세 분위기로 돌아섰다.
한 서울환시 참가자는 "서울환시는 5월 들어 대만달러 강세와 달러 약세로 크게 충격을 받은 상황이었다"며 "이에 숏포지션을 구축했던 시장 참가자들이 이번에 미중 합의가 이뤄지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급하게 숏커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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