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0%대 성장전망] 한은도 0%대 동참하나

2025.05.14 12:01

읽는시간 4

URL을 복사했어요
0
[KDI 0%대 성장전망] 한은도 0%대 동참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4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대폭 낮추면서 한국은행이 이달 말 내놓을 전망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분기 부진한 수치 등을 고려하면 한은도 0%대로 성장률을 낮춰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 관계자들은 다만 조기 대선 이후 정부 및 민간소비의 회복 가능성, 미국 관세 공세의 변화 조짐 등의 변수가 많다면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KDI 올해 전망치 '반토박'…한은도 대폭 하향 불가피

KDI는 14일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지난 2월 발표했던 전망치 1.6%의 절반 수준으로 급격히 내려잡았다.

내수의 장기적인 부진과 미국 관세 압박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를 주요 이유로 꼽았다.

KDI가 기획재정부와 호흡을 같이 하는 최고의 국책연구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도 올해 0%대 성장 위기감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은이 오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놓을 성장률 전망치도 이와 유사하게 0%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도 이미 지난 2월에 발표한 올해 1.5% 성장에서 상당폭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예고해 놓은 상황이다.

당장 1분기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성장 수치만 감안해도 올해 1% 이상 성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당초 올해 1.5% 성장을 내다보면서 1분기에 전기대비 0.2%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속보치는 0.2% 하락이었다.

씨티은행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이후 전기비 성장 경로를 한은이 제시한 0.8%와 0.7%, 0.5%를 각각 그대로 유지할 경우 연간 성장률이 0.9%에 그치는 것으로 계산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강경한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을 고려할 때 2분기에 전기비 0.8%와 같은 속도의 성장은 요원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인식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간단히 보면 전기비 0.5% 이상 성장은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 경로를 간다는 의미인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5월 수정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8%~1.0%로 낮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솟아날 구멍은…대선과 트럼프

한은은 관계자들은 하지만, 올해 성장 전망치가 0%대로 떨어질 것인지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도 견지하고 있다.

경제 상황이 대내외적으로 모두 녹록지 않지만, 개선될 여지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약 14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올해 성장률에 0.1%포인트 정도 개선이 예상된다.

6월 초 대선 이후 새 정부가 2차 추경을 편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2차 추경 가능성은 한은의 5월 전망에는 반영되기 어렵다. 한은은 2월 전망에서도 추경 가능성은 제외했었다.

추경 외에도 한은이 기대를 거는 대목은 대선 이후 국내 정치가 안정되면 정부 지출과 민간소비 등 내수가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다른 관계자는 "1분기에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0.1%포인트 플러스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예산을 빠른 집행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면서 "대선 이후 예산 집행속도가 정상화되면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아무리 중앙정부에서 쓰라고 해도 지방에서 (재정)집행이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를)위기로 몰아가진 않지만 경제가 굉장히 가라앉는 데 상당한 정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1분기 경기 부진의 핵심 요인이었던 건설경기도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분기 건설경기 부진 원인 중에 하나가 안성 고속도로 교량 공사 현장 붕괴 사고 이후 안전점검 등으로 다수의 건설 현장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던 점이었는데, 이런 부분이 해소되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역설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도 기대를 걸 수 있는 지점으로 꼽힌다. 이번 주 중국과의 깜짝 관세 인하 합의에서 보듯 각국과 협상을 통해 무역긴장이 차츰 해소되는 쪽으로 향후 정국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는 탓이다.

다만 관세 정책은 예상하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그런 만큼 5월 말 전망 직전까지도 상황을 더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정치가 경제를 주도하는 상황"이라면서 "소비가 되살아날 조짐이 있는지 내수 지표를 검토하고 관세 정책의 향배도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jwoh@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오진우

오진우

돈 되는 경제 정보 더 보려면?